와인ㆍ청바지 高물가… 세금ㆍ유통구조 탓

소비자시민모임이 18일 발표한 국제 물가 조사 결과를 보면 일부 수입품목의 경우 한국 내 소비자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과 외국산 청바지, 수입 분유, 수입 돼지고기, 한우(국내산 쇠고기), 포도, 휴대전화 등 7개 품목이 조사 대상 52개 중 가격 수준으로 상위 5위에 오른 것이다.와인이나 외국산 청바지, 수입 분유의 경우 전 세계에서 한국인이 가장 비싼 값을 주고 먹고 입는 셈이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사무총장은 "한국의 경제 수준이 세계 10위 안팎인 점을 감안할 때 상위 5위 이내에 든 품목은 값이 너무 비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시모는 무엇보다 유통 마진이 이들 품목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일례로 와인의 경우 조사 대상인 몬테스 알파 까르네 소비뇽(2007년 산)의 국내 가격은 백화점이 3만8천원, 대형 할인마트가 3만4천900원이었는데 똑같은 제품이 도쿄(東京) 백화점에선 1만4천864원, 뉴욕 할인마트에선 2만4천187원에 불과했다.

소시모는 이런 가격 차의 원인을 세금과 유통구조를 꼽았다.

수입 와인은 관세와 주세, 교육세 등 세금만 가격의 55%에 달하는 데다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도 국내가 외국보다 비쌌다.국내에선 와인을 잡화.사치품으로 분류해 수수료를 15∼30%를 붙이는데 선진국에서는 식품으로 분류해 15%에 못 미친다.

여기에 브랜드별로 수입상이 한 곳뿐인 독점적 수입 구조, 복잡한 주류 판매면허제도 등도 가격 거품에 한몫하는 것으로 소시모는 분석했다.

외국산 청바지나 수입 분유의 경우 수입업체가 한 곳뿐인 독점적 수입 구조에 '고가 정책'을 쓰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소시모는 설명했다.반면 수입 돼지고기의 경우는 영세한 수입업체가 해외에서 과당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을 높이는 바람에 수입가격이 비싸지는 문제가 있다고 소시모 관계자는 말했다.

한우(국내산 쇠고기)나 포도는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비싼 국내 현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자혜 사무총장은 "조사 결과 일부 품목이 너무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업들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값싸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