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살해범 공판 '집중심리'

수원지법 "사안의 중대성 감안, 18일 선고할수도"

경기도 안양과 군포에서 초등학생 이혜진.우예슬 양 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성현(39) 피고인에 대한 공판이 17일 집중심리 방식으로 진행됐다.수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은 검찰 측의 증거 제시와 신문을 주로 진행됐으며, 변호인 측은 '심신미약 상태'만 주장할 뿐 검찰 측 주장과 증거를 대부분 인정하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정 피고인은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술과 본드를 마시고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거나 군포 정모 여인 살해 경위에 대해서도 "화가 나 때리다 보니 숨진 것이지 살해(폭행치사)할 목적은 없었다"며 의도성을 부인했다.또 최상섭 공주치료감호소장과 대학선배인 전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도 범행 당시 피고인의 정신상태가 쟁점이 됐다.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최 소장은 피고인과의 면담결과를 토대로 "피해자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라며 "이는 부친의 신체적 학대, 부모의 이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피고 측 증인으로 나온 전 씨는 "평소 술을 많이 마셨지만 본드를 흡입하거나 폭력 동영상 또는 (범행도구로 사용된) 각종 연장을 수집한 사실은 몰랐다"며 "범행 다음날 만났을 때에도 평소처럼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피고인은 이날 "1주일에 2개씩 본드를 구입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검찰은 서류 증거조사에서 200여 개의 직접 증거 이 외에 예슬 양이 "힘들어도 참고 노력해 악기를 익혀 가수가 되겠다"며 평소 좋아하던 여가수들의 사진을 함께 붙여놓은 '나의 꿈'이라는 글과 혜진 양이 사건 당일 어머니 선물로 6천원짜리 립클로즈를 구입했다는 진술 등을 제시해 방청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재판부는 공판 시작 전 "이번 재판은 공판 중심주의와 집중심리로 진행한다"며 "세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쟁점을 정리했기 때문에 변론종결과 동시에 판결을 내릴 예정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18일 속행한 뒤 선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공판에는 혜진 양의 어머니 이달순 씨가 방청객으로 참석해 검사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동안 울먹이기도 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