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7.3 전당대회 "분위기 안뜨네"

쇠고기정국 여파 `출마' 말도 못꺼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쇠고기 정국'으로 분위기가 전혀 조성되지 않고 있다.전당대회 한달 전부터는 본격적인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캠프 개소식 등을 통해 열기를 고조시켜 나가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볼 때 사뭇 대조적이다.

한나라당 내 후보들은 어수선한 시국상황에 출마선언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최소한의 실무 절차만 진행하는 `정중동' 행보만을 이어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쇠고기 파동이 다른 이슈들을 잡아먹고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정신없는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라며 "지금 누가 전당대회의 `전'자라도 꺼낼 수 있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실제 재선이면서 전당대회 출마를 이미 선언한 공성진 서울시당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오찬에서 "원래 오늘 출정식을 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시국상황이 좋지 않아 출정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공 의원은 이미 선대위원장으로 현경병 의원을 선임하고, 차명진, 진수희, 안형환, 권택기, 김용태 의원 등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K(대구경북)가 당의 본류"임을 내세우며 당 대표 경선 출마에 나선 3선의 김성조 의원도 여의도 대하빌딩 6층에 캠프 사무실을 내고 출사표를 던질 시기를 관망하고 있다.김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이 시기에 출마 선언을 공식적으로 할 수 없는 게 아니냐"면서 "쇠고기 문제가 진정되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후보의 측근은 "당초 6월초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인 외부 행보를 계획했다"면서 "정국이 계속 수습되지 않는다면 출마선언이나 출정식 없이 후보등록하고 전국순회 일정도 최대한 간소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측도 "전대 한달 전에는 사람도 끌어 모으고 분위기가 살아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도저히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조용히 지역 조직들과 만나고 실무 준비단 정도만 꾸리고 있지만 여론 조성이 안된다"며 울상을 지었다.복당문제 해결이 늦어지면서 박근혜 전 대표측이 이번 전당대회에 사실상 불참하는 것도 전대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한 몫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조, 진 영 의원 등 일부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는 있지만 박 전 대표 의중이 실리지 않는 한 이들을 선뜻 `친박 대표'라고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오히려 친박 대표로서 3선의 허태열 의원 출마가 점쳐졌지만 내부적 의견 조율끝에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고, 박 전 대표가 이번 전대에는 적극적 참여 의사가 없다고 주변에선 입을 모으고 있다.

친박측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김성조, 진영 의원 출마에 별 말을 하지 않았지만 힘을 실어준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전대 참여에 그다지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친박이 전대에 참여했으면 분위기가 고조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