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페셜] '왕실인증 브랜드' 인기 ‥ '王家의 제품'과 사랑에 빠지다

"이 제품은 덴마크 왕실에서 사용하는 '로얄 코펜하겐'의 대표작 '플로러 데니카'입니다.

1790년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7세가 도자기 수집광인 러시아 카타리나 2세 여왕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들었죠.본사에서 발급한 인증서도 함께 드립니다."9일 오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지하 1층) 도자기 브랜드 '로얄 코펜하겐' 매장을 찾은 예비 신부 이신정씨(28)와 어머니는 점원의 설명을 듣고 400만원짜리 찻잔 세트(2개들이)를 사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비싸긴 해도 요즘 유행하는 복고풍 디자인에 마음이 끌렸고 장식품으로 그만"이라며 만족해했다.

유럽 왕실에 납품하는 제품들이 인기다.전통과 권위를 내세운 '귀족 마케팅'이 먹혀든 것.'로얄~'이 붙는 왕실 인증 브랜드는 식기류,주방용품은 물론 장난감 과자 초콜릿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구매층도 중.장년층 일변도에서 혼수용품을 구입하려는 20~30대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20~30대 혼수용으로 각광1802년 설립된 도자기 브랜드 '로얄 알버트'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즉위 60주년(1897년) 기념품을 납품해 유명해졌다.

접시 등에 특유의 꽃 패턴과 금을 사용한 게 특징.'로얄 코펜하겐'과 '로얄 알버트' 도자기는 다른 수입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20~30%가량 비싼데도 지난달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15%씩 늘었다.

김재현 현대백화점 도자기 바이어는 "2~3년 전만 해도 40대 이상이 주 고객이었지만 작년부터 혼수용으로 사 가는 20대 후반~30대가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은 1793년 설립된 영국의 도자기 브랜드 '로얄 덜튼'을 판매하고 있다.

'헤런드''노리다께' 등 5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기 상품인 노리다께의 '로얄 옥차드 디너 세트'(32개들이.59만원)는 지난달에만 50세트가 팔려 나갔다.

덴마크 왕실이 인증한 주방용품 브랜드 '스캔팬'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인기 품목.냄비가 20만원대,프라이팬이 15만~20만원대인데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장난감.과자.초콜릿에도 '로열~'

왕실 인증 제품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에서 지난 1~5일 한정 판매한 '브리오'(스웨덴 왕실 인증)의 목재 기차놀이 세트(20만원)는 어린이날 선물용으로 내놓은 50세트가 매진됐다.

과자류로는 포장에 왕실 마크가 새겨진 벨기에 '줄스 데스투루퍼'(100g.6000원),스웨덴 '안나'(100g.4000원) 등이 스테디 셀러다.

각국 왕실에서 국빈들에게 접대용으로 내놓는 제품들이다.

신세계는 왕실에 납품하는 홍차와 초콜릿을 판매하고 있다.

2000년 벨기에 알버트 2세가 인증서를 부여한 초콜릿 브랜드 '노이하우스'와 300년 전통의 영국 홍차 브랜드 '포트넘 앤드 메이슨'이 인기다.

이상묵 신세계 생활팀장은 "왕실 인증 제품들이 입점 후 매년 2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오랜 기간 명성을 쌓아 품질이 뛰어나고 실용성도 뒤지지 않아 성장세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왕실 인증 제품들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구매 고객들은 가격보다는 자기만족감에 충분히 살 만하다는 반응이다.한 고객은 "왕실 인증 제품들을 실제 써보면 뭔가 달라도 다르다"며 "왕실의 품위를 집안에 들여놓는다는 점에서 가격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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