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텃밭' 강남서도 물갈이

한나라당이 공천전쟁의 종착지인 강남지역에서도 대폭 물갈이를 단행했다.

5선의 김덕룡 의원과 3선의 맹형규 의원,재선인 박계동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졌다.선수가 높은 의원을 일괄적으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강남권 물갈이율은 50%에 달했다.

김 의원의 경우 과거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라는 도덕성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최대 관심사였던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천신만고 끝에 살아났다.

박 전 대표의 강력한 반발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 전 대표 주변에선 "이 의원까지 탈락할 경우 박 전 대표가 중대결심을 할 수 있다"고 압박해온 터다.초선으로 의정활동에 큰 문제가 없던 이 의원을 낙마시킬 경우 공천 갈등이 내홍 양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방호 당 사무총장은 16일 오전 일찌감치 대폭 물갈이를 시사했다.

이 총장은 이날 "한나라당 밭이 좋은 지역에는 신인을 투입해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 공천할 것"이라고 말했다.물갈이하되 인지도 높은 신인을 긴급 투입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 총장은 "강남 공천 등은 여론조사,정치역량,의정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며 "여론조사로만 판단한다고 하면 공심위가 왜 필요하겠느냐"고 말해 전략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총장은 아울러 "몇사람이 나간다고 당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며 물갈이 공천을 강조했다.

한때 계파 안배 등으로 강남벨트 물갈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지만 영남권에서 다선 중진,친이명박계,친박근혜계 할 것 없이 현역 의원들이 무더기 탈락한 뒤 강남권에도 공천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실제 지난 7일 이 대통령과 안강민 공심위원장,강재섭 대표 등의 공천 '당청회동'에서 강남권 현역 의원들을 대거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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