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당하고 맞대응 안하면 처벌 못한다"

하루 평균 600만 명의 승객들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인 만큼 범죄 또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성추행이다.

많은 여성들이 출, 퇴근 시간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성추행을 근절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케이블 채널 tvN의 시사 연예다큐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묘]에서는 지하철 내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행태의 성추행 모습을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 범죄 착출에 나선다.

20여 일간 지속된 지하철 취재 카메라에는 가장 흔한 방법인 많은 상황을 틈타 여성에게 몸을 밀착 시키거나 더듬는 행위를 보이는 사람부터 의도적으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남’, 시도 때도 없이 여성들을 추행할 기회를 엿보는 ‘추접남’, 추행이 발각이 된 뒤에도 자신의 행동을 부정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몰상남’등 다양한 행태의 성추행범들이 잡혔다.

추행범의 연령대 역시 30대에서 60대까지 넓게 분포돼 있어 경악케 하고 있는 것. 특히 제작진은 지하철에 탑승하자마자 한 여성만을 타겟으로 삼아 끈질기게 성추행을 벌이는 한 남자를 밀착 취재했다.

그는 러시아워 때는 물론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을 수 있는 대낮에도 성추행을 멈추지 않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한 것.

제작진은 철도 공안 수사대와 함께 열흘간 이 남자를 추적했으며 결국 현장에서 체포하는 모습까지 포착했다. 또한 얼마 전 지하철 내에서 당한 성추행 경험 때문에 스스로 사회와 단절한 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 여성의 안타까운 모습도 소개한다.

실제로 현행법상 성추행은 피해자가 피해를 당했을 때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맞대응 하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 없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따라서 지하철 성추행이 근절되기 위해서는 피해 여성들의 적극적 신고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해 여성들이 수치심 때문에 이에 대해 대응을 회피하거나 혹은 주위의 무관심이 이 같은 범죄를 방치하고 있는 것. [리얼스토리 묘]의 책임 프로듀서인 이성수 PD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여성 중에는 우리가 생각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여성들이 지하철 내 성추행을 경험했으며 이에 대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성추행이 단순히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불쾌한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심각한 범죄의 하나며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많은 사람들이 그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시사 연예다큐 tvN [리얼스토리 묘] ‘지하철 성추행 백태’ 편은 오는 12일 일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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