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男 시대는 갔다" 英 여성 백만장자 급증

영국에서 남녀간의 재산상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25일 발표됐다.

이는 부(富)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과거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유산 상속, 이혼율 급증과 같은 사회적인 흐름에 힘입어 영국에서 여성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여성기업가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남녀기업가 간의 재산 격차도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만장자에 속하는 37만6천명 가운데 46%가 여성이며, 여성 부호의 수가 매년 11%씩 늘어난 셈이다.또 남성 백만장자의 재산은 지난 8년간 평균 9.2%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여성 백만장자들의 재산은 53.9%나 늘어나 급격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1998년 조사에서 남성과 여성 백만장자들의 평균 재산은 각각 271만파운드와 128만파운드로 격차가 143만파운드에 달했던데 반해 2006년에는 296만파운드와 197만파운드로 차이가 99만파운드에 불과했다.

500만파운드 이상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여성의 수도 3천800명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또 2005년을 기준으로 20만파운드 이상의 유동자산을 가진 '부유층'의 경우 여성은 44만8천100명으로 42만9천300명인 남성보다 더 많다.

이에 따라 은행과 투자회사들이 여성 고객을 끌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을 위한 특화된 서비스를 개시한 미국의 씨티그룹과는 달리 영국 은행들은 아직 뚜렷한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보고서를 작성한 재정 분석가인 로렌 맥오트리는 "은행들이 전략 부재로 기회를 잃고 있다"며 "이들 업체가 샴페인과 초콜릿식 접근법을 시도하지만 여성들은 단순한 스파 할인권이나 분홍색 홈페이지 이상을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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