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엔저(低) 묵인…원.엔 환율 영향은

선진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예상과 달리 엔저(低) 현상의 시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말 9년3개월만에 100엔당 770원선이 붕괴된 원.엔 환율의 추가하락이 우려되고 있어 수출업계와 정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G7 엔저(低) 묵인..원.엔 하락 불가피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9~10일(현지시간) 독일 에센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는 엔화 약세 문제가 논의됐으나 공동성명에는 직접적인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이 엔화 약세를 방조함에 따라 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초 114엔선으로 하락한 뒤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상승 반전하며 지난주말 121엔대까지 올랐다.

이자율이 낮은 일본에서 엔화자금을 빌려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외국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딩을 사실상 G7가 묵인함으로써 엔.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반면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원캐리 트레이딩은 아직 미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원.엔 환율의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업체 대비책 필요

.3월말 반등설도 = 특히 엔화 약세를 묵인한 G7이 중국에 대해 위안화 환율의 추가적인 조정을 촉구해 일본을 제외한(Ex-Japan) 아시아 국가들 통화의 동반 절상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2004년말 이후 근 2년1개월간 6.3% 절상됐고 우리나라 원화는 더 큰 폭인 10.4%나 절상됐다.반면 일본 엔화는 17.5% 절하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수출기업과 정부 모두 원.엔 환율 추가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의 신승관 박사는 "미국과 유럽이 일본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지 않은 채 중국 등 신흥국가들에게만 환율 유연성을 요구함에 따라 원.엔이 추가하락할 수 있다"며 "수출업체들의 환위험 관리 노력과 함께 외교 측면 등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반발해 의회 차원에서 엔저 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있어 엔화 약세가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일부에서는 3월말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일본 투자자들이 본국 송금을 강화할 경우 원.엔 환율이 780원대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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