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영필 '가을 사나이'로 우뚝


'진정한 가을 사나이는 바로 나'


'스윙맨' 최영필(31)이 한화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특등공신이 됐다.
최영필은 6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SK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6-3으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선발 송진우를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2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승리를 굳게 지켰다.


최영필은 이로써 지난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교두보가 된 구원승을 거둔 것을 비롯해 1승1세이브를 올리는 맹활약으로 준PO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준PO에서 총 3게임에 등판, 10⅔이닝 동안 3실점, 방어율 2.53로 MVP로 선정되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표였다.
지난 97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최영필에겐 프로 데뷔 9년 만에 맛보는 최고의 밤이었다.


최영필은 이날 7회 무사 1루의 위기에서 '회장님' 송진우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3점 차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SK의 화력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한화의 나머지 불펜 요원들이 준PO 방어율에서 드러나듯 불안 그 자체인 것을 생각하면 최영필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최영필은 그러나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침착하게 아웃 카운트를 하나 하나 늘려가기 시작했고, 경기는 어느덧 9회초 2사 3루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최영필이 근성있는 타자 박재홍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투런 홈런을 얻어맞아 6-5로 턱밑까지 추격당하자 지난 99년 이후 6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미리 자축했던 대전구장엔 일순간 싸늘함이 감돌았다.
하지만 최영필은 흔들리지 않았고, 2번타자 김민재를 10구까지 가는 접전끝에 2루 땅볼로 잡고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순간 대전구장엔 축포가 터지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최영필'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고,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은 최영필은 손을 번쩍 들어 관중의 환호에 화답했다.


최영필은 경기 후 상기된 모습으로 "이런 경기에서 큰일을 해내리라곤 생각도 못했다"면서 "지연규 선배가 뒤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막는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섰는데 오늘 직구가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면서 호투의 배경을 설명.
최영필은 "아직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철저히 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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