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선생님' 본프레레의 당근과 채찍

'호랑이 선생님'인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당근과 채찍'을 들었다 놓았다하며 태극전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대표팀 전지훈련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콜리세움(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실시된 오전 훈련에서는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다들 K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프로 선수들이고 딱히 꼬집어서 말하지 않아도 다알아듣는 성인들이지만 유독 한 선수는 고교축구팀 선수마냥 '체벌'로 운동장을 한바퀴 돌고 있었다. 본프레레 감독의 신임을 얻어 지난달 독일전에서 중앙수비를 봤을 정도로 실력은 알아주지만 가끔 다혈질적인 성격 탓에 레드카드를 받아 경기중 '사고'를 치는대표팀 막내 김진규(20.전남). 김진규는 이날 훈련 도중 전술 작전 지시에서 잠깐 한눈을 팔았다가 제대로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자 본프레레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한바퀴 돌아." 본프레레 감독은 이내 불호령을 내렸고 김진규는 고개를 숙인 채 '나홀로' 러닝을 해야 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웬만해서는 벌을 잘 주지 않지만 이제는 선수들과 친해졌는지때로는 혹독하게 벌을 내릴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본프레레 감독은 의외로 '세심한 남자'라는 게 대표팀 스태프들의 공통된 평가다. 대표팀의 한 스태프는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을 다룰 때 보면 요즘 유행어처럼 '그때 그때 다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감독의 지적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많이 쓰는 이동국(광주)에게는항상 부드러운 어조로 접근한다고 한다. 그러나 성격이 털털하고 웬만한 욕은 들어도 그냥 웃어넘기는 수비수 박재홍(전북)에게는 항상 강한 말투로 컨트롤을 한다는 것. 본프레레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들을 속속들이 알고 싶다'는 자신의 말처럼 '누구에게 당근을 줘야하고, 누구에게는 채찍을 들어야 할지' 서서히 알아가는 과정에있는 셈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LA 시내에서 이발을 하고 훈련장에 말끔한 모습을 드러냈다. 평가전을 앞두고 스스로에게도 채찍질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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