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 관계 올해 최대 복병 부상

노사 관계가 올해 은행 경영의 예기치 못한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그렇찮아도 불편한 노사 관계에 통합을 앞둔 양대노조의 `선명성 경쟁'까지 겹쳐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지난해 대형 파업을 치른 조흥은행은 또다른 강성 노조의 출현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외국 자본 진출에 대한 은행권 노조들의반발도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10월 김정태 행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국민은행[060000]은 옛 국민은행 노조가 김 행장의 문책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노사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특히 조직 내부에 채널(출신 은행별) 이기주의가 여전히 팽배해 있는 데다 양대노조인 옛 국민은행과 옛 주택은행 노조가 10월 통합을 앞두고 선명성 경쟁에 돌입한 것도 노사 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 실패를 이유로 내세워 김 행장 문책을 공개리에 요구한 반면 주택은행 노조는 "급한 불부터 끄고 책임을 묻자"고 주장하고 "위기 극복의 대안과 실천은 철저히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조흥은행은 지난달 중도 하차한 허흥진 노조위원장의 후임에 강성으로 분류되는윤태수 전 위원장이 단독 입후보하고 있어 올해 노사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의 합병추진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조흥은행과 신한은행간의각종 업무를 점진적으로 통합할 방침이어서 노사간 격돌이 예상된다. 한미은행은 노조가 인수자인 씨티그룹의 상장 폐지 추진 방침에 반대하며 금융감독원 앞 1인 피켓 시위와 100만명 서명운동, 언론 광고 등을 통해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노조의 상급단체인 금융산업노조는 향후 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외국 자본과 국내 산업자본의 진출 문제를 쟁점화할 방침이어서 향후 우리금융지주 등의 민영화 과정에서 노(勞)-정(政) 갈등도 점쳐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올 1월 비정규직 특별지부 결성을 발판으로 올해 임.단협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통합해 산별 교섭을 추진하고 곧 있을 춘투에서는 정년 연장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한편 올 12월 금융산업노조 위원장과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등의 임기 만료로 선거가 예정돼 있는 것도 노사 관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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