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예선] 이운재, `거미손 빛났다'

`이운재의 거미손이 코엘류호를 살렸다. '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운재(수원)가 18일 열린 레바논과의 독일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전에서 철벽 수비의 진수를 선보여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 시종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불의의 페널티킥을 허용해 자칫하면 레바논의 페이스에 말려 월드컵 지역 예선의 첫 출발이 악몽이 될 뻔 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한일월드컵 8강전 당시 거미손 선방으로 스페인을 격침시킨 이운재가 버티고 있었다. 침착한 눈빛으로 공을 주시하던 이운재는 전반 31분 상대 주포 카사스가 날린회심의 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내며 분위기를 단숨에 한국으로 다시 돌렸다. 이운재의 선방에 고무된 한국은 결국 차두리의 선제골로 승기를 잡은 뒤 조병국의 헤딩골로 레바논을 상대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특히 이운재는 한일월드컵 이후 프로리그와 A매치 등 지나친 경기 출장으로 피로가 누적,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해 한물 간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더구나 그는 지난 14일 오만과의 친선경기에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채 후배인김용대와 김영광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반드시 레바논전에서 진가를 선보이겠다며각오를 다졌다. 결국 레바논전에 선발로 나선 이운재는 전반 뿐 아니라 후반에도 가슴 철렁한상대 공격수의 기습적인 슛을 여유있게 막아내며 무실점 방어로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앞장섰다. 축구협회 김진국 기술위원장도 "이운재가 골을 내줬다면 경기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지 몰랐다"며 "역시 최고 골키퍼답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을 정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또한 이운재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꺼렸지만 이운재가선방할 때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안도의 한숨을 돌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남은 월드컵 예선에서 선발로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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