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도 도서관'..취업준비생

"설을 도서관에서 쇠 우울하겠지만..올해엔 꼭일자리를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설 연휴를 앞두고 20일 서울시내 D대학 캠퍼스는 학생들의 웃음 소리도, 정겨운풍물 소리도 찾아볼 수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썰렁한 바깥 풍경과 대조적으로 이 학교 중앙도서관은 새해들어 기필코 취업에성공하겠다는 대학 4학년생과 취업 재수생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설을 쇠러 내려간 후배들의 자리에 모처럼 넉넉히 앉은 취업 준비생들은 귀향을포기한 채 취업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두꺼운 토익책에 파묻혀 있던 김모(28.4년 휴학중)씨는 "취업문이 너무 좁아서안정적인 직업이면 무조건 관심이 간다"며 "올해 고향행은 접었지만 취업을 위해 친척과 만남을 한해 정도는 포기해도 모두 이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명 최선을 다하고 있는 데도 복학하면 졸업까지 한학기 밖에 남지않았다고 생각하니 벼랑끝으로 조금씩 내몰리는 것 같다"며 "새해에는 제발 꼭 직장을 구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지난해 중등교원 임용시험에 실패한 뒤 도서관에서 학과공부에 몰두하던 김모(24.여.대학 4년 졸업예정)씨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 김씨는 "얼마전 경쟁률 10대 1을 상회하는 임용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며 "선생님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4년 내내 열심히 살았는데 허탈하고 아쉬울 뿐"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김씨는 "힘들겠지만 오는 2월 졸업한 뒤에는 당분간 적이 없이 올해 시험에 대비할 계획"이라며 "애써 다잡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향집에는 내려가지 않을작정"이라고 다짐했다. 서울 K대 졸업후 2년째 취업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모(26.여)씨도 올해에는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어서' 아예 도서관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씨는 "이미 기업의 채용시즌이 끝났지만 올해에는 어학공부와 면접연습에 치중해 취업에 반드시 성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영원히 `백수'로 지낼 수 밖에 없다는 절망감이 가슴을 짓누르지만 마음을 다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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