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강한 체력으로 중국 넘는다

"선수들이 현기증과 구토를 일으킬 정도의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했다. 체력싸움에서 이길 수 있느냐가 우승의 관건이다." 제20회 아시아농구선수권(1월13-19일, 일본 센다이)에 출전하기 위해 11일 출국한 여자 대표팀 박명수 감독은 우승 비책을 묻는 질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촌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 `인해전술'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체력훈련을 많이 시켜 `독종'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박 감독의 구상은 주전과 비주전 구분없이 12명을 상대팀에 따라 번갈아 투입하며 강한 체력을 발판삼아 높이에서 우위를 보이는 우승후보 중국을 잡겠다는 것. 이를 위해 박 감독은 지난해 11월17일 대표팀 소집 직후부터 4주간 혹독한 `지옥훈련'으로 선수들을 단련시켰다. 오전훈련 4시간 중 2시간 이상을 조깅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고 오후에도 고무줄 당기기 등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지루한 훈련을 반복했다. 국가대표 13년째인 전주원(32.현대)과 고참격인 조혜진(31.우리은행)마저 대표시절 `이렇게 힘든 훈련은 처음이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견뎌준 덕에 지난 2001년 대회때 중국에 빼앗겼던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다른 종목은 엄두도 못내는 불암산 코스 1회 10번 완주를해냈다. 태릉선수촌 체력 고문도 이번 대회에서 티켓을 따낸다면 올림픽 메달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체력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체력에 승부수를 띄운 건 간판격인 정선민(30.국민은행)이 무릎과 발바닥 부상을 이유로 이달초에나 합류했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김지윤(28.금호생명)과 강지숙(25.현대)에게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판단이 한몫했다. 박 감독은 "정선민은 컨디션을 보고 투입하겠다"며 주전센터 정선민에게 목을매지 않고 체력이 좋은 이종애(29), 홍현희(22.이상 우리은행) , 김계령(25.삼성생명) 등 백업 센터진을 풀가동, 중국의 골밑을 공략한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또 박정은(27), 변연하(24.이상 삼성생명), 조혜진 등 포워드진의 정확한 외곽포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고 전주원과 김영옥(30.현대), 김지윤 등 수준급 가드들의 빠른 스피드로 많은 찬스를 만드는 한편 강압수비로 공격을 차단한다는 복안이다. 그는 "중국의 주득점원인 천난을 김계량과 강지숙이 꽁꽁 묶고 나머지 4명의 외곽포 공격도 밀착 수비로 막아낼 생각이다. 선수들이 연습한 만큼 체력을 발휘해 준다면 승산이 있다"며 체력싸움에서 중국전(16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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