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조기유학과정 속속 등장

각 학교의 겨울방학이 바짝 다가오면서 유학원이나 해외의 현지 어학원들이 `맞춤형'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내놓고 국내 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뉴질랜드에 있는 조기유학 전문 A학원은 인터넷 광고를 통해 국내 초.중학교 학생을 모집 중이다. A학원이 가장 중요한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현지에서 영어와 뉴질랜드정규 교과를 가르치면서 국내 교과목도 함께 교육하고 있다는 것. A학원 관계자는 16일 "뉴질랜드에서 계속 학교를 다닌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중학생의 경우 대부분 2학년을 마치고 국내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3학년 때 귀국한다"며 "귀국 뒤 국내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해 적응에 실패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교육과정 가운데 암기과목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조기유학파'들이 쉽게 적응하지만 수학과 과학 과목은 뉴질랜드에 비해 어렵고 진도가빠르기 때문에 유학 중에도 보조를 맞춰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A학원에는 국내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5~6명 정도의 한국인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의 B유학원의 조기유학 프로그램은 형제나 자매가 미국의 같은 학교나 거리가 가까운 학교로 조기유학을 함께 가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B유학원 측은 "어린 나이에 `나홀로' 유학을 가면 탈선의 위험이 있고 개인 생활도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형.누나와 함께 가면 이 같은 우려를 줄일 수 있는게 장점"이라며 "언론에 조기유학의 폐단이 보도된 뒤 더욱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 신사동의 C유학원은 자녀를 골프선수로 키우고 싶은 학부모들의 입맛에 맞춰 호주에서 골프와 영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골프연수 프로그램을 내놓아 강남지역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취업난에 대학생을 겨냥한 맞춤식 유학이나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있다. 서울 삼성동의 D유학원은 미국과 캐나다내 의대와 치대, 약학대에 갈 수 있는프로그램을 내놓고 고교 졸업생이나 관련 학과 전공 대학생 유치에 나섰고, 최근에는 호텔관련 학과에 입학할 수 있는 유학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서울 역삼동의 E유학원은 취업에 필요한 영어능력 평가시험인 `토익'을 미국에서 배우는 어학연수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겨울방학을 맞은 대학생을 겨냥해 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 과정을 신청한 대학교 2학년 정모씨는 "비영어권 국가 사람들이 자국에서 영어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토익까지 미국에서 배운다는 게 꺼림칙하지만 막연히 어학연수를 가는 것보다 목표가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동기가 부여될 것 같아 등록했다"고 말했다. E유학원 원장은 "과거에는 뚜렷한 목표 없이 그저 `영어라도 건지기' 위해 외국으로 갔지만 유학파들이 급증해 유학프로그램도 차별화와 집중화를 해야 생존할 수있다"며 "과열된 측면이 없지 않지만 학부모와 학생이 먼저 원하는 경우도 많다"고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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