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전직교사 사죄위해 한국 고교서 봉사

평생을 교육계에 몸담았던 60대 일본인 전직 교사가 과거 역사의 사죄차 경남 마산을 방문, 한 고등학교에서 일본어 수업과 청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네후지 후미히로(實藤 文裕.65)씨는 10일 마산 용마고등학교(교장 강대진)를방문, 학교로 부터 명예교사로 위촉받아 오는 13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본어수업을 벌인다. 특히 사네후지씨는 10일 오후 첫 수업을 하면서 간단한 자신의 소개를 한데 이어 학생들에게 모국인 일본이 과거 중국과 한국을 침략해 식민지화했던 역사에 대해정중히 사죄했다. 이후 일본어 교과서에 나온 내용으로 충실히 수업을 진행, 학생들로 부터 많은흥미와 관심을 끌었다. 사네후지씨는 또 일본에서 가져 온 작업복과 장갑을 착용, 점심 시간과 방과 후학교 운동장과 교실에 있는 쓰레기와 휴지를 줍는 등 청소 봉사활동도 벌였다. 4박5일동안 머물면서 학교 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점심.저녁 식사를 하며 한국의 고교 생활을 체험하고 숙박 비용도 모두 스스로 부담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지쿠시노(筑紫野)시 출신인 사네후지씨는 국립가고시마(鹿兒島)대 문리학부를 졸업, 고향에서 37여년간 국어(일본어) 교사생활을 했는데 주로 고전문학 분야를 가르쳤다. 어릴적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사네후지씨는 고교시절 역사 서적들을 통해 우연히 일본이 중국과 한국을 침략, 비인간적인 박해를 가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앞으로 사죄 차원에서 중국과 한국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사네후지씨는 평소 이같은 생각을 해오던 중 1년 전 통역차 일본 후쿠오카에 온용마고 일본어 교사인 이애옥(47.여)씨를 만난게 계기가 됐고 한국 방문을 위해 3개월 가량 한국어를 공부하기까지 했다. 또 지난달 25일 용마고에서 수업 및 청소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고학교측이 흔쾌히 수락함으로써 이뤄졌다. 이와함께 사네후지씨는 고향에 있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2년 전부터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내 초.중.고등학교 4곳에 대한 장학사업을 펼쳐 오고있다. 앞으로 3년간 1천만엔을 모금, 이들 학교에 기숙사를 지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4년 전 학교에서 퇴직, 지금 미유키 그룹 고문과 가정재판소 가사조정위원으로활동하는 그는 헤이룽장성은 일본이 과거 침략했던 랴오닝(遼寧)성, 지린(吉林)성과더불어 옛 만주지역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번 방문과 마찬가지로 사죄 차원에서 자원봉사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대해일적(大海一滴)'을 인생철학으로 여기는 사네후지씨는 "나의 이같은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화해라는 큰 바다를 이루리라 믿는다"며 "모국이 저지른 과거의사죄와 참된 화해를 위해 남은 인생을 중국과 한국을 위해 살아 가겠다"고 말했다. 용마고 강대진(58) 교장은 "세계화의 지름길은 화해라고 생각한다"며 "명예교사로 위촉한 만큼 사네후지씨가 원하면 언제든지 학교에서 수업 및 청소봉사를 하도록배려하겠다"고 말했다. (마산=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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