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품'을 찾아서] (6) '고창 수박' ‥ 최고 수박 '명성'

"길가에 내놓고 파는 수박 치고 '고창수박' 상표가 안붙은 수박이 없다." 전북 고창지역 수박재배 농민들의 말처럼 전국 어디를 가도 '고창수박'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수박 중 고창수박을 최고로 쳐주기 때문이다. 고창에서는 현재 1천2백14농가가 1천2백㏊에서 수박을 재배하고 있다. 연간 4만여t이 생산돼 해마다 3백억원에 이르는 농가소득이 수박에서 나온다. 고창에서 수박이 대량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반부터다. 74년 이후 야산개발이 붐을 이뤄 고창에는 대산면과 공음면 성내면 등지에서 6천㏊의 광활한 야산개발지가 조성됐다. 당초 이곳에는 콩을 대량으로 심었으나 소득이 별로 없어 차츰 수박으로 작목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수박재배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광주 비아지역 농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수박재배는 더욱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이곳 야산개발지는 통기성이 좋은 사질양토인데다 배수가 잘되는 황토로 수박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당도가 뛰어난 고창수박의 명성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고창수박이 요즘 기로에 섰다. 고창수박은 국내 총생산량의 10%를 조금 넘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고창수박으로 알고 먹는 상당수는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 고창수박의 명성이 높다 보니 가짜상표가 범람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창수박의 명성에 금이 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재배농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고창군은 연작 폐해와 소비감소로 주춤거리고 있는 고창수박의 돌파구를 친환경농법에서 찾고 있다. 고창수박의 명성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 해마다 20억원이 넘는 자금을 재배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내면 수박재배농가들은 천연감미료의 원료식물인 스테비아를 이용한 '친환경 스테비아농법'을 도입해 세계 최고의 품질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고창=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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