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 성장 가속화 전망 속 신중론 대두

유럽 경제가 올 연말 부터 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내년에는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지나친낙관을 경계하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유로권 12개국 경제의 회복세가 내년에 분명히 강화되고 물가상승세는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월보에서 이같은 전망을 밝히며현재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가 적절하다며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도 이날 EU 전체의 경제가 하반기 부터 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3분기 0-0.3%, 4분기 0.2-0.6% 성장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앞서 지난 6일 페드로 솔베스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유로권 경제가 내년에 1.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프랑스 통계청은 유로권 산업신뢰도가 9월에 전달과 같았으나 4월에 마이너스 80이었던 가계신뢰지수가 8월에 마이너스 46에서 9월에 마이너스 42를 기록하는등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9일 발표했다. 이같은 낙관론은 유럽 경제의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독일 경제의 회복 전망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등 해외 경제의 성장 회복세 등에 힘입어 더욱 세를 얻어가고 있다. 그러나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9일 유럽 경제 성장과 관련한낙관주의에 대해 경고했다. 벨테케 총재는 무엇보다 유럽 경제 회복 전망의 중요 근거로 꼽히는 미국 경제의 개선 상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미국의 경상수지와 재정 등 막대한 `쌍둥이 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테케 총재는 또 최근의 독일 경제 관련 지표들은 긍정과 부정 양쪽의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면서 독일 경제 회복에 대한 회의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의 기업신뢰지수는 지난 달 2년 반 만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또다른 유력 경제연구소인 ZEW의 투자신뢰지수도 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올들어 17%나 상승했다. 독일의 수출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9일 독일 노동청은 계절요인을 감안항 9월의 조정 실업률이 10.5%로 전달에 비해 0.1% 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경제.노동부는 8월 산업생산이 전달에 비해 2.5% 줄었다고 발표했다. 경제노동부는 감소의 주원인을 휴가철로 돌렸지만 지난 5개월 사이에 4번째나 월간 산업생산이 감소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독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8월 공장주문이 4개월 만에 다시 감소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이날 나왔다. 독일의 최대 교역국이자 유럽 제3위의 경제대국인 프랑스 경제는 올해 0.2% 성장함으로써 10년 래 가장 낮은 신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유가가 아직 불안한 상황이며 유로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유럽 경제를 낙관하기 만은 힘들도록 하는 요인이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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