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대통령, 테러특별경계령 발령

필리핀에 '9.11 경계령이 내려졌다.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10일 특별담화문을 통해 지난 2001년 9월11일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테러사태 2주년을 맞아 유사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군경에 비상경계령을 발령했다. 아로요 대통령의 경고는 최근 태국에서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된 동남아테러단체 제마 이스라미야(JI) 공작총책 함발리가 체포된 이후 필리핀 국내의 과격 이슬람 조직들이 보복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된 직후 나온 것이다. 아로요는 "아직도 상당수의 테러단체들이 공격 기회만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테러의 위협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는 점을 9.11사태는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자유는 항상 끊임없는 경계의 대가에서 오는 것이라는 오랜원칙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특별담화 직후 수도 마닐라 주변에는 정예 경찰 대테러특공대와 군특수부대 요원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대변인실의 다니얼 루세로 중령은 "함발리 체포 직후 예상되는 보복에 대비해 경계상태를 늦추지 않고 있다"면서 "또 대통령 특별담화 이후 경계상태를 공격 가능성이 높은 '블루'(blue)단계로 높였다"고 밝혔다. 루세로 중령은 이어 함발리 체포 이후 지난 7월 마닐라의 경찰 유치장에서 탈출한 인도네시아 국적의 JI 조직원 파투르 로만 알-고지 추적을 위해 군특수부대원들을 포함한 2천여명의 군경 병력이 동원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함발리와 알-고지는 20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2000년 12월 마닐라 폭발테러사건을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필리핀 해양경비대는 9일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해상안보협력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해상을 통한 테러가 필리핀은물론 동남아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또다른 고민거리로 등장했다고 지적한 뒤 이를근절하기 위해 역내 국가 간의 긴밀한 정보교류와 협력체제 수립을 촉구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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