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ㆍ美 강경대립속 두차례 접촉 ‥ 6者회담

북한과 미국은 베이징 6자회담 개막 첫날인 27일 두 차례 양자 접촉을 갖고 핵심 쟁점인 핵 폐기와 체제보장 문제를 놓고 절충을 시도했으나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28일에도 양자 접촉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회담 참가국들은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조어대(釣魚臺) 방비원에서 6자회담 개막식을 갖고 사흘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미국은 기조연설에서 북한에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핵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그 대가로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체제보장 방안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핵 폐기의 전제로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와 불가침협정 체결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북ㆍ미 양측이 필요한 조치를 대칭적이고 균형적으로 병행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3단계 포괄적 동시 이행 방안을 제시했고 북한에 대해 경제지원과 국제사회 참여 협력 용의를 밝혔다. 회담 참가국들은 이번 회담이 폐막되는 29일 공동발표문 또는 의장발표문 등을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기 회담 일정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산더 로슈코프 차관은 이날 북한이 미국과 양자 접촉에서 "핵무기 불보유 및 핵개발 포기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위성락 한국측 차석대표는 "북한이 기조발언에서 핵 억지력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핵이 있다, 없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외교소식통도 "북한은 이날 미국과의 양자 접촉에서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핵이 없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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