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최고속 휴대폰CPU 개발의미

삼성전자가 21일 개발을 발표한 세계 최고 성능의 휴대폰용 CPU(중앙연산장치)는 우리나라 비메모리 반도체산업 기술력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더 큰 부가가치를 지닌비메모리 분야에서는 약세를 보이던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 향후 주요 시장을 형성할 휴대기기 분야의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과시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개발한 휴대폰용(모바일) CPU는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PDA와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유망사업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533㎒로 일반적인 모바일 CPU의 처리속도 200~300㎒보다는 훨씬 빠르며 현재까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 인텔 모바일 CPU의 데이터 처리속도인 520㎒마저 능가했다. 이번 개발이 특히 중요성을 가지는 이유는 휴대기기 산업이 가지는 엄청난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연간 PC 수요규모는 약 1억5천만대이고 그나마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휴대기기 수요는 연간 4억대 이상에다 갈수록 규모는 계속 늘것으로 전망되는 등 엄청난 시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PC에 들어가는 CPU의 경우 인텔사가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아성'을 구축하고 있어 후발 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반면, 모바일 CPU 분야는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상태에서 누가 시장을 이끌어갈 만한 첨단기술을 먼저 선보이느냐에 따라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세계 모바일 CPU 시장은 삼성전자를 비롯, 모토로라, 인텔,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고 성능의 모바일 CPU를 개발했다는 것은 삼성전자가 이 부문의 선두 주자로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CPU 시장은 PC와는 달리 인텔이 시장주도권을 쥐고 있는 분야가 아니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오히려 휴대기기 업체들과의 거래관계가 많지 않았던 인텔보다는 세계적인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데다 세계 최고의 휴대기기 업체인 노키아와의 거래가 활발한 삼성이 더욱 유리한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 HP사에 iPAQ 제품용으로 203㎒와 266㎒급 모바일 CPU를 공급하고 MS사와 보급형 PDA인 포켓PC 공동사업을 추진중인 삼성전자는 오는 2004년 말께에는 1기가급 모바일 CPU도 출시할 계획이어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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