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시스템 신탁펀드 '제격'..주가 오를때 못팔고 내릴때 못사는 투자자

은행들이 판매하는 시스템 신탁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당분간 주가가 급등,급락하기 보다는 '조정을 거치면서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신탁이란='주가는 항상 등락을 반복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투자상품이다. 투자금의 일정비율을 주식에 투자한 뒤 시스템의 신호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 분할매수하고 주가가 상승하면 분할매도한다. 신탁운용자가 직접 매매 타이밍을 결정하지 않는 이유는 주가가 올랐을 때 팔지 못하고 내렸을 때 사지 못하는 '주식투자자의 심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시스템 신탁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시장은 '조정이 가미된 상승장'이다. 주가가 일방적으로 상승할 때 잦은 매매는 오히려 수익률 하락으로 연결된다. 신탁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함에 따라 700 이상에서는 조정 후 완만한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들이 시스템 신탁에 목돈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상품 있나=올 들어 시스템 신탁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국민 신한 우리 한미 등 4곳이다. 국민은행은 14일부터 '파도타기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특징은 주식편입비율이 최고 1백%에 달하는 점. 가입금액은 최저 1억원,신탁기간은 1년이며 가입일로부터 1개월이 지나면 중도해지수수료 없이 해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까지 '매직플러스 단위금전신탁'을 판매,1백76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이 상품의 주식편입 비율은 최고 50%,만기는 6개월,최저 가입금액은 1백만원이다. 한미은행은 'LG 마켓헷지 신종분리과세 전환형 4호펀드'를 지난 7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특징은 다른 신탁상품에 비해 '안전성'에 중점을 둔 점. 주식투자 비중이 최대 30%에 불과하다. 1년 이상 투자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저가입금액은 5백만원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지난 4월부터 '시스템펀드 특전금전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수익률은=동일한 시스템 신탁이라도 주식투자 비중과 안전성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신한은행이 4월부터 판매한 '시스템펀드 특전금전신탁'은 운용 2개월만에 6.27%(6월말 기준)의 수익을 냈다. 연환산 수익률은 무려 44%에 이른다. 국민은행이 3월부터 판매한 '파도타기 시스템신탁 1호'의 누적수익률은 9.87%에 달한다. 연환산 수익률은 28.44%다. '파도타기 시스템신탁 2호'(4월판매)의 누적수익률은 3.95%,연환산 수익률은 17.79%다. 한미 우리은행이 판매하는 시스템신탁은 수익률 극대화보다는 안전성에 중점을 뒀다. 우리은행의 '매직플러스 단위금전신탁'은 코스피 200지수가 10% 이상 오르면 최고 9%의 수익률을 낼 수 있으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보전된다. 한미은행의 '마켓헷지 전환형 4호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7.28%다. 이 상품은 목표 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정성이 우수하다. 지난해 판매된 '마켓헷지 전환형 1호펀드'는 가입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가 11% 하락했음에도 불구,연 7% 수익을 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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