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2010년동계올림픽 유치 무산

강원도 평창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아쉽게 무산됐다. 평창은 3일(한국시간) 새벽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1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경쟁도시 밴쿠버(캐나다)와 결선 투표까지 치르는 접전을 펼쳤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국제적 인지도의 벽을 넘지 못했다. 113명의 IOC위원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평창은 밴쿠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 경합, 최소득표에 그친 잘츠부르크를 제치고 2차 투표에 진출했지만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개최권을 밴쿠버에 양보했다. 이로써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이어 2010년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해 국제 3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도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평창은 겨울 스포츠 휴양지로 세계적 명성을 다져온 밴쿠버에 비해 너무나 지명도가 낮았다는 원초적 결함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또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2년 뒤 동계올림픽마저 아시아 대륙에 넘겨줄 수 없다는 유럽과 북미 등 '서구(西歐) 국가'들의 암묵적 담합도 평창에게는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투표에 앞서 터져나온 IOC 유치도시평가단장과 캐나다와의 유착 의혹으로 밴쿠버 지지표가 상당수 떨어져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담합 심리' 앞에서는 별다른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치위원회는 이날 투표에 앞서 가진 프리젠테이션에서 서울올림픽과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입증한 대규모 스포츠대회 개최 능력과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역부족이었다. 장 크레티앙 캐나다 총리와 북미아이스하키(NHL) 슈퍼스타 웨인 그레츠키 등을내세운 밴쿠버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완벽한 경기장 및 지원 시설과 뛰어난 경관, 그리고 9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을 치러본 경험 등을 홍보, 평창의 추격을 따돌렸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국가의 산골 도시 평창은 이번 유치 경쟁을 통해 세계의 이름을 알렸고 개최 준비가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는 등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공로명 유치위원장은 "아쉬움이 남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하나된 열정을 보여 주었고 큰 힘이 되었다"고 국민의 성원에 감사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도 "이번 유치과정을 통해 높아진 인지도와 IOC로부터 인정받은 능력을 토대로 다시 한번 동계올림픽 개최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밴쿠버가 선정됨에 따라 캐나다는 76년몬트리올 하계올림픽과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이어 모두 3차례의 올림픽을 열게됐다. 캐나다 서부 해안에 위치한 인구 200만명의 밴쿠버는 북쪽으로 120㎞ 거리에 있는 `겨울 레저 스포츠의 천국' 휘슬러를 끼고 있어 일찌감치 유력한 개최도시로 꼽혀왔다. 해발 2천m의 휘슬러마운틴과 블랙콤마운틴에는 수많은 스키장이 산재해있을 뿐아니라 뛰어난 설질과 충분한 숙박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 경쟁에 뛰어든 캐나다 토론토는 같은 국가가잇따라 동계올림픽과 하계올림픽을 여는데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유치가 어려워졌다.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 도시는 뉴욕(미국), 파리(프랑스), 런던(영국), 마드리드(스페인), 모스크바(러시아) 등이다. (프라하=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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