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중소기업 대출 `자제'

올들어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온 시중은행들이 최근들어 대출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중소기업 부문의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카드.신용대출에 이어 또다른 위기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60000]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증가율 목표를 15%에서 5%대로 대폭 하향조정하고 앞으로 중소기업 부문의 대출을 가급적 자제하기로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데 대해 국내외 투자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외형을 늘리기 보다는 내실을다진다는 차원에서 대출증가율 목표를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4월말 잔액 39조원)은 작년말보다 5.6%로 늘어났으며연체율은 작년말 3.45%, 3월말 37.4%, 4월말 4.2%, 5월말 4.4%(추정)로 증가일로로치닫고 있다. 기업은행[24110]은 최근 경기악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가급적 자제하기로방침을 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극도로 악화돼있는데다 다른 은행들이 부실 중소기업을 밀어내고 있는 추세여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15%로 잡은 대출증가율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가장 활발하게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온 우리은행은 식당과 모텔 등 음식.숙박업에 대한 대출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음식.숙박업이 경기변동에 가장 민감한 업종으로 최근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일차적인 관리대상이라는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또 신생 중소기업 대출을 영업점이 취급하지 말고 본점이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작년말 연체율이 1.87%였던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5월말 현재 3%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경기하강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 대출부실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며 "특히 은행들은 연체율이 치솟자 부실 중소기업들을 일제히 밀어내고 있어 영세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rhd@yonhapnews merciel@yonhapnews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