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관광업계, 위기극복대책 '부심중'

세계여행.관광업계가 `9.11테러' 의 후유증 및 이라크전쟁의 영향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공포 등 3중고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중이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 경영자들로 구성된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는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포르투갈의 해변휴양지 빌라모우라에 모여 업계의 활로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전세계 주요 항공사와 호텔 체인의 사장 등 대표 60여명이 참석해 관련업계의 회생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회동은 전세계 30여개국에서 5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 때문에 호텔예약 및 항공기 운항취소가 잇따르는 등 전세계 여행.관광업계가 사상최악의 위기국면에 처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최초의 관련업계 국제회의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는 컨설턴트업체 `딜로이트 & 투시'의 알렉스 키리야키디스여행.관광.레저부문 사장은 "여행.관광업계가 지금처럼 여러가지 도전에 직면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 어떤 상황인가' 업계에서는 이라크전의 조기종결로 여행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최근 통계를 보면 `사스의 출현'이 다시 여행자들의 발을 묶어놓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드리드 소재 국제여행예약업체 `아마데우스'에 따르면 지난 4월 1∼3주의 전세계 여행예약이 작년동기보다 16% 감소했다. 특히 사스로 인한 영향이 심각한 아시아 여행지에 대한 예약 감소율은 6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회원항공사가 280여개로 국제항공교통량의 95% 이상을 담당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사스 공포로 인한 여행기피현상으로 관련업계가 올해 100억달러(89억유로)가량의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시아 항공사들의 피해가 특히 막심해 홍콩 캐세이 퍼시픽 항공의 작년동기대비 여객감소율은 75%선에 이르고 항공기운항은 45% 가량 감축됐다. 역내에서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하는 싱가포르 항공은 운항편수를 20% 줄였고 호주의 국적항공사 콴타스는 운항감축에 따라 다음달까지 1천400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항공사와 호텔업계는 가격할인을 통한 위기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베트남 항공사는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한국과 호주, 프랑스, 일본 등에서 오고 가는 관광객들에게 요금을 종전에 비해 75%나 깎아주고 있다. 이러한 요금할인판매는 국가관광위원회의 시책에 따른 것으로, 오는 7월말까지 계속된다. `베트남의 사스 발병이 억제됐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관리들은 오는 11월께가 돼야 승객수요가 완전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최대 관광회사인 독일의 TUI 그룹은 지난주말 `디스카운트 트래블'이라는 저가할인 여행사를 출범시켰다. 이 여행사는 요금을 최고 40%까지 할인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애널리스트들은 고용인구가 2억명을 넘고 전세계 생산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관련업계가 현 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할인만 가지고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수송능력과 노선 및 가격부문의 공조 강화에 필요한 제휴를 확대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딜로이트 & 투시'의 키리야키디스는 "전체 여행.관광업계가 불원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직면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사들로서는 또 수익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고 있는 만큼 신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넷 여행 리서치 회사 `포커스라이트'(Phocuswright)의 필립 울프 사장은 "여행.관광업계는 신기술에 눈을 더 크게 떠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커스라이트'에 따르면 호텔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지만 온라인 예약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지금 10%선에 그치고 있는 온라인 예약이 2005년말에는 전체 호텔예약의 2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리스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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