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외화차입 단기화 가중

은행권의 외화차입이 갈수록 단기화하면서 달마다 갚아야 할 해외 빚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에따라 은행들이 해외 금융기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가산금리를높이더라도 장기차입을 하도록 창구지도를 펴기로 했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이달중 만기도래하는 은행권의 장.단기 외화차입금은 당초 예상됐던 20여억달러 보다 많은 35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조사때는 5월중 16억달러, 6월중 14억달러가 만기도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년 이상의 장기차입금은 급속히 감소하는 반면 1개월이나 2개월 미만의 단기외화차입이 급증하고 있어 실제 만기도래액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2.4분기중 만기도래액이 당초 60억달러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단기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때 90억∼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 외화차입이 1∼2개월 단기로 롤오버(만기연장) 되면서 단기 외화자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달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해도 다음달부터가 문제"라고 말했다. 단기 외화차입금의 가산금리도 갈수록 높아져 만기 4개월짜리 가산금리(미 재무부채권 기준)가 지난 2월 평균 0.23%에서 지난달 초순 0.28%로 오른데 이어 3월말엔0.35%로 뛰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외화차입의 단기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은행권에 금리를좀 올려주는 한이 있더라도 장기차입을 늘리고 단기차입을 줄이도록 창구지도를 펼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핵문제와 SK글로벌 사태가 불거진이후 해외 금융기관들이 장기대출을 꺼리면서 차입조건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은행들이어려움을 넘기고 있으나 앞으로의 문제 발생에 대비해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가 지난달 중순 2.15%에서 현재는 1.60% 수준으로 진정돼 장기외화차입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1∼28일 사이 만기도래한 장단기 외화차입금은 21억5천만달러였으나 이를 갚거나 여분의 외화를 비축하기 위한 실제 차입규모는 단기자금이 크게늘면서 33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볼때 아직까지 단기차입은 원활히 이뤄지고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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