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를 위해 하루빨리 장례 치렀으면..."

"애들을 위해서도 하루라도 빨리 장례를 치렀으면..." 지난해 1월 아버지를 여읜데 이어 대구지하철 참사로 어머니 박정순(32)씨를 잃은 엄수미(7.초등1년.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난영(6.유치원)양과 동규(4)군 삼남매의 고모 엄순옥(42)씨는 21일 "시신 확인이 늦어져 애들 엄마 빈소도 못 차리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엄씨는 "지하철 사고때 영남대병원 영안실에 들어온 시신과 소지품 등을 본 결과 애들 어머니가 맞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런데도 DNA검사까지 하니 얼마나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사고당시 영안실에 함께 실려온 남자 시신 주머니에 애들 엄마 손지갑이들어 있었다는 구조대의 말에 따라 신원 파악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하는 것 같으나가족들은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일 이 병원에 왔던 삼남매는 할머니 황정자(60)씨와 함께 영천시 화남면 귀호리 집으로 돌아갔다. 엄씨는 "수미가 아빠와 엄마는 거짓말쟁이다. 1학년이 되면 아빠가, 3학년때는 엄마가 컴퓨터를 사 준다고 해 놓고는, 누가 사주지..."라고 말할 때는 가슴이 미어졌다고 했다. 특히 서산장학재단이 이날 수미양 삼남매가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 등록금 전액을 대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연합뉴스를 통해 듣고 "너무 고맙습니다"며 사의를 표하면서 "애들을 잘 키워 보답 하겠다"고 거듭 감사해 했다. 박씨는 남편이 세상을 뜬 뒤 아이들과 함께 대구에서 영천 시댁으로 내려온 뒤학교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영양사가 되기 위해 대구시내 요리학원에 다녔고 지난 18일에는 지하철을 타고 요리학원에 가던 중 핸드폰으로 "어머님, 제가 죽더라도 애들을 잘 돌봐 주세요."라는 말을 남긴 채 소식이 끊겼다. (대구=연합뉴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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