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강화된 담배규제안 승인

유럽의회는 20일 담배회사들이 신문과 잡지, 그리고 인터넷에 광고하는 것은 물론 국제 스포츠 행사도 후원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 방안을 승인했다. 유럽의회는 1차 표결에서 찬성 311 반대 202 기권 39표로 집행위안을 통과시켰다. 이번에 승인된 내용은 지난해 유럽사법재판소가 담배업계의 치열한 로비 속에 제동을 걸었던 집행위의 원안에 비해 내용이 강화된 것이다. 새로 승인된 안은 또 담배회사들이 제품으로 판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나 광고판과 포스터를 이용한 광고는 계속 허용하며 이를테면 티셔츠에담배 선전이 들어가는 등의 간접적인 광고도 금지하지 않는 내용이다. 앞서 집행위안은 영화와 빌보드 광고조차 금지했었다. EU는 이미 TV 담배광고와 TV물에 대한 담배업계의 후원을 금지한 상태다. EU의 데이비드 바이른 건강소비자문제담당 집행위원은 "회원국 정부들이 새 규제안을 원안대로 수용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렇게 되면 오는 2005년 7월께 새 조치가 발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규제안이 "유럽인의 건강을 지키려는 집행위의 단호한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행위 결정은 유럽의회와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발효된다. 소식통들은 앞서 법정에 의해 제동이 걸렸던 집행위 원안은 회원국의 만장일치승인이 필요한 공중보건법 형태로 제출된데 반해 새 규제안은 다수결이 가능한 역내무역법 형태로 입안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담배업계의 강력한 로비를 받아 집행위원안에 반대해 이를 저지한 바 있다. EU는 앞서 담배회사들이 역내에서 판매되거나 대외 수출을 위해 제조되는 제품의 타르와 니코틴 및 일산화탄소 허용치를 낮추도록 조치한 바 있다. 또 담배 브랜드에 '라이트'나 '마일드'같은 용어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캐나다처럼 담뱃갑의 3분의 1 이상을 할애해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해악을 확실하게 알리도록 규정했다. 바이른 위원은 유럽 성인 3명 가운데 1명 꼴이 흡연자라면서 이를 5명당 1명 꼴인 미국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EU에서 매년 흡연관련 질병으로 50만명이 사망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집행위의 새로운 담배 규제안에 대해 필립 모리스사 관계자는 "청소년 흡연 규제 등은 업계도 찬성한다"면서 그러나 "흡연 성인을 위해 제품 정보를 주는 것 조차규제하는 것은 심하다"고 반발했다. (브뤼셀 AP=연합뉴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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