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 내년 정부 재정운용 방향과 관심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다. 북쪽에서부터 하강을 시작한 단풍이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렇지만 '경제의 4계'는 아직 우리가 지금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지 신통한 신호를 보내주지 않는다. 증권가에선 한국 경제가 대통령 5년단임제와 반도체 경기사이클과 맞물려 5년 주기로 순환한다는 분석이 나돌기도 한다. 정권 초기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덕분에 경제가 잘 굴러가지만 레임덕이 일찍 찾아오는 말기엔 죽을 쑨다는 게 골자다. 지난주 전윤철 부총리가 한 강연에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거품 우려는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을 키웠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온갖 정책수단을 다 동원하던 종전 입장과 상반된 태도를 보인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경기를 보는 정부의 시각이 실제로 수정되고 있는지를 추적해 보는 일이 가장 흥미로울 것 같다. 꼭 챙겨봐야 할 것은 오는 16일 기획예산처가 발표하는 '최근 경제동향과 내년 재정운용 방향'과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는 '3분기 경제분석'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다. 한국은행은 15일 금융협의회를 개최,통화 금융정책에 대한 금융권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어 17일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가 열린다. 금리정책의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은이 어떤 코멘트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14일의 '9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15일의 '9월중 외국인 투자동향',17일의 '9월 고용동향' 등도 주목되는 경제지표다. 금융시장 동향도 주목된다. 원·달러 환율 오름세(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 주말 이틀 연속 폭등세를 연출한 미국 증시가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을 어느 정도 안정시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두달새 1백원 가까이 폭등,물가 불안을 자극하며 금융시장에 부담이 돼 왔다. 정부는 15일 국무회의를 열고 주5일 근무제의 정부안을 확정한다. 그러나 재계와 노동계 모두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북한의 신의주특구 건설과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움직임 등 지난 한주동안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던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어떤 뉴스를 만들어 낼지도 눈여겨 볼 만하다. 남궁 덕 증권부 차장 nkd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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