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M&A 주가부양 효과없다"

기업인수합병(M&A)이 주가 끌어올리기에 별 효과가 없다는 비즈니스위크 최근호(14일자) 분석은 주목할 만하다. M&A가 증시 활황의 필요조건으로까지 간주되어왔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엔론 사태 이후 미국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도마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주식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어왔던 M&A마저 비판대에 오르는 것같아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한다.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98년 이후 대형 M&A 21건중 17건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또 지난 96년 이후 5억달러 이상의 대형 M&A 3백2건을 조사한 결과 이중 60%정도가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손실만 끼쳤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하는등 주가상승을 겨냥한 대형M&A가 잇달았으나 대부분이 실패작으로 판명나고 있다는게 분석의 골자다. 신경제의 대표주자였던 AOL과 구경제 컨텐츠 산업의 강자였던 타임워너의 합병은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AOL은 1천6백50억달러(2백3조원)나 투입해 타임워너를 인수했으나 불과 1년만에 다른 미디어 기업에 비해 37%나 추가적인 주가하락을 겪었고 이런 현상은 초대형 인수합병에서 거의 예외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M&A는 원래 기업및 산업 구조조정의 강력한 수단이었으나 증권시장이 장기활황기에 접어들면서 그 성격이 크게 변질되었고 근년에는 오직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인식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M&A가 주식가치 상승에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이번 분석은 주가와 기업가치의 본질을 재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M&A시장을 적극 활성화해 증시를 부양하자는 등의 견해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정부가 구체적인 M&A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비즈니스위크의 분석에서 보듯이 기업의 가치가 합병 주식을 맞교환하는 등 '재무적 테크닉' 만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물며 최근 정부 일각에서 검토하고 있듯이 증시안정기금을 동원해 주식을 사들인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고 주가가 오르는 것은 더욱 아니다. 기업과 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구조조정을 촉진함으로써 기업의 본질 가치가 높아져야만 비로소 주가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도 그렇지만 당사자인 기업과 투자자들도 이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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