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몽고메리, 100m 세계 신기록

미국의 스프린터 팀 몽고메리(27)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몽고메리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육상연맹(IAAF) 그랑프리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9초78을 기록해 팀 동료인 모리스 그린이 지난 99년 7월 세웠던 종전최고기록(9초79)을 3년여만에 0.01초 앞당겼다.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린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최고기록이 9초84에 불과한 몽고메리가 세계기록을 세울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 더욱이 이번 대회는 선수 대부분이 지쳐있는 시즌 막바지에 치러졌고 승부욕을자극할 그린도 결장했던터라 기록 경신이 더욱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그린의 기록을 넘어선데는 실력도실력이지만 하늘의 도움이 컸다. 출발 신호가 울린지 0.104초만에 스타트 블록을 박차고 나간 몽고메리는 초속 2m의 등바람을 맞으며 역주한 끝에 대업을 이뤘다. 보통 세계정상권 선수들의 출발반응시간이 0.2초 정도이고 기록으로 인정되는등바람의 한계치가 2m여서 바람이 조금이라도 세게 불었더라면 그의 기록은 하늘로날아갈 뻔했다. 몽고메리는 "모든 것이 완벽했다"면서 "30m를 남겨놓고 내 앞에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더욱 힘을 냈다"면서 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피로 누적으로 대회에 불참한 채 관중석에서 레이스를 지켜 본 그린은 "선수에게는 마법같은 날이 있고 몽고메리에게는 오늘이 그날이다"고 축하했지만 "난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면서 세계기록 보유자 타이틀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몽고메리는 단 한번도 메이저대회 1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고 시드니올림픽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00m 계주 주자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 (파리 AP=연합뉴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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