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제1주제 : 병역특례제도 이렇게 바꾸자

병역특례문제는 한국사회에서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병역특례가 일반 병역에 준하는 대체복무가 아니라 특정 계층에 대한 '특혜'로 비쳐지면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월드컵 축구 4강신화'를 일군 태극전사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줄 때도 홍역을 치렀다. 이공계 우수 인력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역특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한국과학기술원생들에게 주어진 병역특례와 5공화국때 제정된 석사장교제도는 '특혜' 시비로 결국 폐지됐다. 최근 이공계 기피현상을 막기 위해 거론되고 있는 병역특례 확대 방안을 놓고도 찬반의견이 팽팽하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는 특례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방부와 병무청 등은 반대하고 있다. 병역자원 감소와 병역의무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이공계 출신에 대한 병역혜택을 확대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해할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공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체제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다수의 의견이다. 이들은 특히 이공계 석.박사급을 대상으로 한 병역특례인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역특례는 전문요원으로 선발된 다음 5년동안 국내 지정연구기관에서 근무해야 되기 때문에 '특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게 이들의 논리다. 이들은 '전문연' 제도개선 방안으로 △복무기간 단축 △특례대상 확대 △박사장교제 신설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특례대상 확대요구는 병무청이 정하는 배정인원 목표수가 특례 대상인 석박사 배출인원을 웃돌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병무청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석박사 배출인원이 장차 늘어나면 배정인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 단축해야 =전문연구요원의 의무복무기간 5년은 너무 길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공중보건의나 산업기능요원 공익법무관 예술체육요원 등의 복무기간 3년에 비해 2년이나 길다. 과학기술부가 최근 전.현직 전문연구요원 2천2백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가 3년으로 복무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5년 유지'는 4.3%에 불과했다. 과기부는 이를 감안, 복무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산업자원부도 지난 6월 '산업기술인력 수급 종합대책'에서 복무기간을 3년6개월로 줄이는 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방부와 기업측은 '단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전문연구요원의 복무여건이나 대우는 다른 특례대상에 비해 월등히 낫다"며 "기간을 동일하게 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질적인 면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구개발 인력을 키우는데 보통 1.5∼2년이 걸린다"며 "특례요원들은 복무기간이 끝난후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3년으로 할 경우 인력확보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5년이란 복무기간이 병역특례의 이점을 크게 훼손한다는데 있다. 서울대 공대 대학원에 재학중인 P씨는 "90년대만 해도 박사과정중 전문연구요원 비율이 1백%에 가까웠지만 최근엔 60% 정도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IT벤처의 산업기능요원인 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출신 A씨(98학번)는 "해외유학을 위해 전산과 출신의 60∼70%가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일부에서는 우선 3.5∼4년으로 복무기간을 단축하는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과학기술 장교제도를 만들자 =교육계와 과학기술계는 석사장교제와 같은 단기복무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산업자원부도 전문연구요원 정원 내에서 매년 5백명의 박사를 선발, 6개월 훈련으로 병역을 마치게 하는 박사장교제도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같은 단기복무제도는 복무기간의 형평성에 어긋나 특혜시비가 일어날수 있다. 따라서 이공계 석.박사과정의 병역을 연기해 학위 취득후 과학기술전문장교로 임용하는 과학기술장교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방력은 이제 군의 과학기술력에 좌우되는 만큼 이공계 박사학위를 받은 장교들이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박성현 서울대 자연대학장은 "박사장교제도를 두되 3개월정도 훈련을 받은 후 국방부의 각종 연구기관에서 2년 정도 연구원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strong-korea@hankyung.com [ 협찬 : 한국산업기술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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