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문제기업' 경영진 줄줄이 퇴출

일본 굴지 기업의 경영자들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불상사'에 휘말려 줄줄이 퇴출당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일본의 3일 조간 신문에는 도쿄전력, 미쓰이, 닛폰햄의 경영진이 자신들의 회사와 관련된 스캔들과 불상사로 인해 사퇴한다는 기사로 가득 메워졌다. 일본 최대 발전회사인 도쿄전력의 미나미 노부야(南直哉) 사장과 아라키 히로시(荒木浩) 회장 등 경영진 5명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동반퇴진을 발표했다. 이들은 후쿠시마(福島) 제1, 2 발전소 등 원자력 발전소 3곳의 점검 기록을 허위로 기재하고, 균열 등 문제점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일본의 대표적 종합상사중 하나인 미쓰이(三井) 물산의 시미즈 신지로(淸水愼次郞) 사장과 우에시마 겐지(上島重二) 회장도 이번주에 사표를 쓸 `예정'이다. 미쓰이는 북방영토인 구나시리(國後)섬의 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입찰 부정 의혹에 이어 최근에는 정부개발원조(ODA)와 관련해 몽골 관리에게 거액의 현금을 건넸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회사의 존립을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제기되온 상태였다. 여기에다 유키지루시(雪印)식품에 이어 수입 쇠고기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파문을 일으킨 닛폰햄도 경영진 교체와 퇴진으로 어수선하다. 닛폰햄의 창업자인 오코소 요시노리(大社義規)씨는 이번 파문이 불거지자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가 여론의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명예회장에서도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2일에는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즈의 구단주 자리도 비켜줘야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들 3 사건의 공통점에 대해 ▲이익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는게 '사내 상식'으로 굳어졌다 ▲불상사가 터진 후에도 조직적으로 사실의 은폐를 시도했다 ▲사내정보가 경영진까지 이르지 못해 경영진이 사내의 업무를 점검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미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 기업들이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도 모르게 도덕적 해이에 빠져들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onha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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