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할머니들, 동거할 파트너 찾아 나선다

남편을 멀리 떠나보낸 중국 할머니들이 `재혼을 해서는 안된다'는 전통 관념을 버리고 동거할 파트너를 적극 찾아 나서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일 중국의 할머니 과부들은 재혼이나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최근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광저우(廣州)시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는 장수하는 노인이란 뜻의 소우싱(壽星)실버타운에는 최근 60-90세의 독신 노인들이 몰려와 1천500명이나 살고 있다. 30년 전 남편을 여읜 전직 교사 출신 할머니 릴리 푸(83)는 춤도 출 줄 알고 성격도 쾌활한 할아버지를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파트너를 구하지 못했다. 붉은색 립스틱을 좋아한다는 푸 할머니는 "문제는 내 눈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면서 "나 처럼 유머 감각도 있고 머리도 똑똑한 남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우싱실버타운은 헬스시설과 사교시설이 뛰어나며 한달 입주비도 가장 싼 방이11만5천원에 달해 중국 기준으로는 중류층 이상이 돼야 입주할 수 있는 곳이다. 소우싱실버타운 관리인 양귀쉬앤은 "입주하는 할머니들의 15%는 남자 파트너를찾기 위해 온 것"이라며 "이들은 동거에 대해서도 관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양 관리인은 "며칠 전 오후에는 당구대와 마작판 주변에서 70여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집단으로 데이트 게임을 하며 불장난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중국 전체 인구 12억7천만명 중에서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현재 1억3천200만명이며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연 증가율 3.2%라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 노인들의 대부분은 자녀나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재혼에 반대하고 있어 늙은이들의 가장 큰 고통인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사랑을 찾아 소우싱실버타운으로 왔다는 쉬다종(84) 할아버지는 "이 곳에 온 지8개월 만에 량지에원이란 여자를 만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쉬 할아버지는 "결혼식 당일 그녀는 붉은색 드레스를 입었으며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지었다"고 회고하고 "그러나 지난해 11월 암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며느리가 재혼을 못하게 해서 집을 뛰쳐 나왔다"면서 "며느리는 내가 재혼을 하게 되면 유산이나 연금 할당량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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