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미 경제 완연한 회복국면"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6일 미 경제가 완연한 회복국면에 들어서 건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지난해 경기침체의 휴유증과 최근 잇따르는 기업회계부정 스캔들 등이 경제회복기조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밤 11시(한국시간)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을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린스펀 의장은 연쇄적인 기업회계부정 스캔들이 주식시장의 폭락을 초래했고이 때문에 경제회복의 필수요소인 소비지출 및 기업투자의 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비리 추가폭로 가능성,국제정치정세의 변화와 테러로 인한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러한 시각에 비춰 40년래 최저수준인 연방기금금리(페더럴펀드 레이트)가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졌다. 그린스펀 의장은 앞으로 몇주사이에 회계부정 스캔들이 추가로 터져나올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이런 난제에 따른 후유증이 조금 더 지속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않게 될 것이고 미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패턴을 되찾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미 경제가 주가폭락의 직격탄과 기업투자의 공백상태 및 `9.11테러' 등도 버텨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기업들의 연쇄 회계부정 스캔들과 관련, CEO들이 1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에 대해서는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그러나 이는 민간업계가 스스로 결정할 일일뿐 정치권이 나설 문제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의회에 낸 반기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의 2.5∼3%에서 3.5∼3.75%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현재 5.9% 수준인 실업률은 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이는 FRB의 이전 예측치보다 낮은 것이며 마지막 경기침체기였던 지난 90∼91년의 7.8%를 크게밑도는 수준이다. 인플레 압력도 완화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국내총생산(GDP)에 연동시켜 측정한 소비자물가(GDP디플레이터)는 1.5∼1.75%선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적인 경제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스는 전날보다 166.08포인트(1.92%) 떨어진 8,473.11에 마감됐다. 월가 전문가들은 여전히 "두려움과 분노,불확실성이 시장을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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