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하는 고건 서울시장

"IMF(국제통화기금)한파로 온 나라가 얼어붙었던 때 민선시장으로 서울시에 되돌아와 이제 나라와 지구촌 모두가 월드컵 열기로뜨겁게 달아오른 절정에 서울시를 떠나게 돼 만감이 교차합니다' 고 건(高 建) 서울시장이 29일 이임식을 갖고 인구 1천만 거대도시 서울 수장으로서의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지난 98년 7월1일 민선 2기 서울시장에 취임한 고 시장은 공식 임기만료가 30일자정이지만 29일 낮 12시 시장 사무 인계인수서에 서명하는 것을 끝으로 사실상 업무를 마무리했다. 고 시장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임기내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성과물 등을 둘러보며 지난 4년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시장공관에서 퇴임 전날 밤을 보낸 그는 29일 오전 8시 취임한 날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이용해 동작구 현충원을 방문, 순국선열들에 대한헌화와 분향, 묵념을 통해 마음가짐을 다잡았다. 이어 오전 9시 버스편으로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도착, 하늘공원 전망대에서 월드컵경기장 등 관련 시설과 제2기(5∼8호선) 지하철, 도시고속도로,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조성현장 등을 20분 가량 시 간부들과 함께 둘러보았다. 고 시장은 그러나 마지막까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는 취임 직후인 98년 7월4일부터 공휴일이나 해외출장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 가져왔던 `시민과의 데이트'를 이날도 어김없이 가져 상계동 희망촌 주민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고 시장은 이 행사를 끝으로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임식에 참석, 강홍빈(姜泓彬) 행정1부시장, 김학재(金學載) 행정2부시장, 탁병오(卓秉伍)정무부시장과 함께 직원들의 뜨거운 환송을 받으며 정들었던 서울시를 떠났다. 고 시장은 '시민으로 돌아가면서'라는 이임사에서 "(임명직 시장 임기까지 포함해) 시장으로 몸담고 있던 6년동안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살다가 이제 퇴임할생각을 하니 방학을 맞는 학생처럼 일말의 해방감과 함께 아픔을 느낀다"며 "신임시장에게도 아낌없는 협조와 지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고 시장은 앞서 지난 28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에서 환송 리셉션을 갖고 시청간부들과 학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 각계 대표자 500여명과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했다. 한편 고 시장은 30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 이날 오후 일본에서열리는 한일 월드컵 폐막식에 참석한 뒤 내달 1일부터 `자연인' 신분으로 귀국, 명지대 석좌교수로 돌아간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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