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교체는 특권회귀"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이 유력시되는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6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 그 주변에서 말하는 정권교체는 특권의 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 강동, 송파, 강남 지구당 등에서 당원간담회를 갖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고 지역주의를 부추겨 국민을 분열시키며, 남북화해를 사사건건 반대하는 수구냉전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며 "정권이 교체되면 특권과 분열, 분단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특권의식이며 이 총재가 특권의식의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공격한뒤 "과거에는 권력이 국민의 호주머니속을 다 들여다보면서 국민은 권력을 볼 수 없게 하는 일면경(一面鏡) 시대였으나 지금은 권력과 국민의 관계가 대등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와 관련, "대통령 자제에 대해 차기후보가 한마디 하라고 자꾸 요구하는데 대통령에게 쓴소리 하면 용기있고 멋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끝내 안하고 버티고 있다"며 "대통령이 알아서 할 일인데 왜 내가 대통령과 싸워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 소신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인간적 신뢰와 예의를 쌓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낡은 정치문화가 부정부패를 낳았다"면서 "권력을 누린 사람들과 함께 권력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의식속에도 특권이라는 것이 있고 그 속에서 비행을 감출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