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개발주역] (8) 최원봉 삼성종합기술원 박사

"나노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미국과 일본을 앞지르기 위해선 나노기술 상품화를 염두에 둔 연구가 필요합니다.삼성종합기술원은 2010년까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반도체칩 상품화를 목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삼성종합기술원 최원봉 박사(39)는 "나노기술을 단순한 연구 차원이 아닌 상품화 차원에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종기원이 민간연구소인 만큼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내겠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로 꼽힌다. 지난해 이미 탄소나노튜브를 가득 집어넣은 초고집적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론 수준에 머물렀던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소자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해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소자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탄소나노튜브를 균일하게 배치하는 것.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일종의 거푸집인 템플레이트를 썼다. 템플레이트에 촘촘하게 뚫려 있는 미세한 구멍에서 탄소나노튜브를 자라게 한 것이다. 그는 템플레이트에서 자란 탄소나노튜브들이 트랜지스터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개발이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탄소나노튜브 반도체는 튜브 하나가 트랜지스터로 작동되기 때문에 실리콘 반도체보다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앞으로 탄소나노튜브 반도체를 상품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그는 "상품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탄소나노튜브 반도체 소자를 개발한 것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며 "회로기술을 비롯한 주변 기술이 나노 수준으로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삼성종기원이 199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탄소나노튜브 디스플레이(FED·전계방출디스플레이) 연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동료들과 1년 가까이 연구에 몰두해 탄소나노튜브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줬다. 삼성종기원은 최 박사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탄소나노튜브 디스플레이 양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박사는 한양대 금속공학과에서 석사를 마친 다음 국방과학연구소를 거쳐 199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삼성종기원과 인연을 맺은 이래 줄곧 탄소나노튜브 연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 용어풀이 : 탄소나노튜브는 지름이 머리카락 1만분의 1에 불과한 벌집모양의 길다란 관. 전기적,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꿈의 소재"로 알려져 있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