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비상사태 선포

지난해 12월 실시된 대선 이후투개표의 공정성과 선거결과를 둘러싸고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야당 후보가 스스로를 대통령으로 선언한 데 맞서 현직 대통령은 비상사태를선포하고 나서 정국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디디에르 라치라카 대통령은 22일 야당후보인 마크 라발로마나나의 "대통령 취임 행사"가 끝난지 수시간 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스스로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했다. 탄텔리 안드리아나리보 총리는 이날밤 각의후 기자회견을 갖고 라치라카 대통령이 3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해 즉시 발효됐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라치라카 대통령은 비상입법권과 공공서비스 징발권, 언론 및 통신서비스 통제권을 갖게 됐으며 공공집회를 금지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혐의자는누구라도 연행해 신문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게 됐다고 안드리아나리보 총리는 설명했다. 앞서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시장인 라발로마나나 후보는 10만여명의 지지자들이참가한 가운데 안타나나리보의 축구장에서 "취임식"을 갖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라발로마나나 후보는 연설을 통해 마다가스카르를 빈곤에서 구해내고 발전도상국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다가스카르의 참상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취임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존엄하고 정직한 국민을 위한 진실과 정의의 국가를 하루 빨리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우리는 이 나라를 혼란에서 구해내기 위해 합심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은 한 치안판사가 주재했으며 8명의 판사와 몇몇 유력 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해 12월16일 실시된 대선에서 라발로마나나 후보는 46.21%, 라치라카 후보는 40.89%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공식 집계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치른다는 규정에 따라 이달중 결선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다음달로이를 연기했다. 그러나 라발로마나나 후보는 이같은 개표결과를 부정하고 1차 투표에서 자신이52.15%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이에 동조해 연일 대규모 시위를 벌여왔다. 라발로마나나 후보의 "취임" 행사 이후 참석자들과 지지자들은 안타나나리보의거리로 쏟아져 나와 경적을 울리고 춤을 추면서 축제 분위기를 즐겼으나 폭동진압장구를 착용한 채 배치된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아 충돌은 없었다. 군부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단결기구(OAU), 미국,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은라발로마나나 후보의 일방적인 "취임"선언에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협상을 통해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안타나나리보 AP.AFP=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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