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나카 외상의 첫 눈물]

지난해 취임 이후 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여왔던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이 25일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다나카 외상이 이날 기자들 앞에서 ''분루''(憤淚)를 삼키는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는 이번주 초 도쿄(東京)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재건회의에 특정 비정부기구(NGO)의 참석을 봉쇄한 ''외압의 실체''를 놓고 벌어진 시시비비 때문이었다. 다나카 외상은 전날 중의원 예산위에서 자신과 ''앙숙관계''인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을 특정 NGO의 아프간 재건회의 참석을 ''방해''한 막후인물로 지목하는 발언을 했다. 다나카 외상은 이같은 사실을 노가미 요시지(野上義二) 외무성 사무차관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스즈키 의원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강력 반발했고, 노가미 차관도 "참 일이 이상하게 됐다"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결국 다나카 외상은 25일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을 찾아가 경위를 설명해야 했다. 이 자리에서 국회대책위원장은 24일 오전 다나카 외상과 노가미 사무차관이 대화를 나눴을 당시의 메모 내용 가운데 스즈키 의원의 이름이 없었던 점을 들어 "외상의 국회답변이 틀린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이런 일을 당하게 된 다나카 외상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무원들이 만든 메모는 정확하고, 내가 하는 말은 틀린 것이냐"며 끝내 눈물을 비치고 말았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