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도 60만달러 잃어"..그램 의원

''엔론 파동''에 연루된 필 그램 미국 상원의원(텍사스주)은 엔론의 파산으로 자기 부부도 60만달러가 넘는 손실을 보았다면서 엔론 이사를 지낸 한국계 부인 웬디 리 그램을 변호했다고 댈러스 모닝 뉴스가 23일보도했다. 웬디 리 그램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지난 1993년 이래 엔론 이사회 산하 회계감사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엔론 투자자들은 증권 사기와 내부 거래 혐의로 엔론 이사회 및 경영진,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 등을 상대로 수백억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면서웬디 그램을 피고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램 의원은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사람들도 아내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아내의 주식 거래는 내부거래와는 아무 관계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웬디는 엔론의 이사가 된 후 첫 5년간 엔론의 주식과 스톡옵션을 보수로 받았고,98년 8월과 9월에 스톡옵션 주식 1만주를 팔았으며, 당시 엔론 주식은 주당 48-54달러에 거래됐다고 그램 의원은 말했다. 그러나 98년 이후에는 의회에서 에너지 규제 철폐 법규에 관여중인 남편의 위치를 고려해 주식 대신 뮤추얼펀드로 받았고, 결국 엔론의 파산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됐다고 그램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물론 휴스턴에 훨씬 더 거액의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우리도 많은 돈을 잃었다"고 강변했다. 그램 의원은 "웬디가 주식을 고집했더라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면서 "현재 웬디도 넓은 의미에서 엔론의 채권자"라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활동중인 공화당 고위 의원인 그램은 그러나 부인의 이사경력과 개인적인 재산 손실을 이유로 엔론 파산을 다루는 의회 청문회에는 참석하지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엔론 파산 청문회에 이어 열리는 규제 철폐, 회계 기준, 상환 계획등에 대한 의회 논의에는 텍사스 주민들을 대표해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내가 사업 활동을 집에서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12월2일 엔론의파산신청까지 몇 개월간 자신은 엔론의 불안정한 재정상태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웬디 그램은 1998년부터 1993년 1월까지 연방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재직 당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을 면제해주고, 에너지 거래에 대한 규제철폐작업에 관여했다. 이 위원회를 그만둔 후 5주만에 웬디는 엔론 이사회에 합류했으며,에너지와 파생상품 거래는 90년대 엔론 사업의 핵심이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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