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새해 업무 시동...경쟁력 확보 최우선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은 2일 오전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이날 시무식 신년사에서 올해도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 일류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신라호텔에서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새해 경영구상으로 글로벌시대에 기회선점형 기업이 될 것과 일류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회장은 '2002년에도 경제적 어려움은 계속되고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한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더욱이 올해 두차례의 선거는 지역간, 이념간,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고 여론에 영합하려는 무책임한 정치논리가 경제원칙을 훼손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회장은 그러나 '경제가 어렵고 경영환경이 힘들다고 해서 삼성마저 움츠려서는 안될 것'이라며 '2002년에는 세계경제질서 재편과 치열한 국제경쟁에 대비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회장은 또 '글로벌.디지털.소프트시대를 향한 변화에 누가 먼저 정확히 대응하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며 '10년, 100년 앞을 보고 준비하는 기회선점형 기업이 되지 않으면 존재는 하되 이익을 못내는 3류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구본무회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가진 경영진 새해인사모임에서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미래를 준비해 '일등 LG'를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지금은 일등이 아닌 기업은 인정해 주지 않고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일등 기업은 오히려 진가를 발휘한다'며 '경쟁사들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으로서 누구나 인정하는 '일등 LG'를 달성하자'고 말했다. 구 회장은 '기본에 충실해야 일등이 될 수 있고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기업은 사상누각과 같다'며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현금창출력을 높이는데 주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의 당면과제가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새롭게 비상하는 LG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사업구조를 유망사업 중심으로 바꾸고 새로운 사업구도에 적합하도록 인력과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이날 오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신년교례회를 갖고 `올해를 새로운 50년을 대비하는 해'로 정했다. 손 회장은 '올해는 그룹이 창립된 지 50년이 되는 마지막해로 50년동안 우리는 국내 최고 기업이 되었다'고 말하고 '새로운 50년은 세계 최고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회장은 '그동안 부진했던 분야의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또 한번 도약을 위한 기초를 다져 나가겠다'고 밝혀 상시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손 회장은 이어 '올해는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일본의 장기침체와 중국의 급성장 등 해외 환경 뿐 아니라 국내 환경이 기업 경영에 매우 불리해 IMF위기 이후 가장 힘겨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품질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시무식에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가 40% 이상 증가했고 품질도 크게 향상됐지만 전체 품질지수는 아직도 업계 평균 수준에 미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엔화.유로화 동반하락, 전쟁.테러위협, 미국경제 불황, 국제유가 불안 등으로 새해 경영환경은 다른 여느 해보다 예측하기 어렵다'며 '168만대 판매, 24조원 매출 목표를 차질없이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새해 경영목표로 ▶현장 책임경영체제 정착과 미국.중국 등 현지공장 전문가 양성 등 내실경영 ▶품질혁신전략회의 신설 등을 통한 품질경영 ▶브랜드 가치 제고, 월드컵 활용 등 글로벌 고객만족 경영을 내세웠다. 포항제철도 이날 오전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유상부 회장 등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고 지속적인 경영혁신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유상부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최악의 철강경기 불황을 탈피하기 위새서는 남보다 먼저 더 큰 변화의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한 발 앞 선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에는 고객의 미래가치를 최대한 증대시키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생산활동을 전개하는 등 고객 중심의 경영체제를 안착시켜 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코오롱 이웅열(李雄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기반을 확보하는 해로 정해 더욱 내실을 기하고 내년부터는 그룹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기업의 구조조정은 일과성 행사가아니고 기업의 생존전략'이라면서 '사람을 줄이고 기업을 흡수통합하고 매각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사고의 구조조정(Re-Vitalization)으로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신상필벌의 대원칙을 세워 조직원 모두가 일 이외에는 어떤 잡념도 갖지 않도록 해야하며 오로지 업적으로 평가받는 조직을 만들 책임이 있다'면서 '현장으로 나가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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