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토리] 그래도 '마당발'이 최고다

윤해균(49) 도원엔지니어링 사장은 벤처업계에선 마당발로 통한다. 왜냐하면 그는 벤처공장을 턴키방식으로 지어주는 사업을 하면서 벤처인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주초 대덕밸리에서 임채환(48) 블루코드 사장을 만났다. 그 자리에서 임채환 사장은 윤 사장에게 현재의 대덕공장옆에 새 공장을 하나 더 건설하는데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 신성ENG에서 연구소장을 지냈던 임채환 사장은 대덕밸리를 실리콘밸리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인이다. 따라서 그는 이 지역 벤처인들과 자주 만나 대덕밸리 발전방안을 토론한다. 그 자리엔 이경수(41) 지니텍 사장,구본탁(39) 인바이오넷 사장 등이 함께 한다. 이경수 사장은 대덕벤처기업 단체인 21세기벤처패밀리의 회장을 맡고 있어 대덕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에 바쁘다. 구본탁 사장은 국내 여러 바이오업체 사장들을 만나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융합하자고 제안한다. 대덕밸리에 입주해있는 벤처인들도 이처럼 서로 만나기를 즐겨한다. 그 가운데서도 이석봉(40) 대덕넷 사장이 제일 부지런하다. 그는 대덕뿐 아니라 청주 천안까지 발로 뛰면서 각종 정보를 콘텐츠화해 "헬로DD"라는 인터넷채널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사장은 스스로 온라인 정보채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알짜정보는 맨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야 발굴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 사장은 이번주말 윤해균 사장을 한번 만나기로 했다. 마당발끼리 만나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로 한 것이다. 윤해균 사장은 벤처인 모임인 "창춘회"를 통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는다. 창춘회 회원들은 지난달초 경기 양평에 있는 음식점인 금바위성에서 1박2일로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최상혁(42) ITB사장,손동규(46) 비에나래 사장,최창렬(42) 한국야마키 사장,이헌구(46) 동방바이오 사장 등 이른바 "마당발 사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이헌구 사장은 현재의 칠곡 공장을 증설할 때 윤해균 사장에게 엔지니어링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올들어 이같은 마당발을 통해 박상동 코아렉스 사장,이경진 우경산업 사장,한선규 젠포토닉스 사장 등과도 만났다. 덕분에 13일 한선규 젠포토닉스 사장으로부터 20억원 규모의 벤처공장 건설을 수주하기도 했다. 박상동 사장과 이경진 사장도 곧 지을 새 공장 건설을 윤 사장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사람 사귀기를 즐겨하는 윤해균 사장은 요즘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아무리 온라인 시대가 왔다고 해도 알짜정보는 사람을 만나야 얻을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온라인을 통해서 얻은 정보로 실제계약이 이뤄진 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온라인을 통해서만 모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벤처인이 있다면 윤사장의 충고에 한번 귀기울여 볼만하다. 한국에선 신발을 신고 바깥으로 나서야 "진짜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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