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카불 포기"..북부동맹 카불 입성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방어하던 탈레반 군이 수도를 포기, 남쪽으로 철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4일째 연속 대승리를 거둔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 선발대가 13일 카불에 입성했다. 또한 이날 새벽부터 남쪽으로 퇴각중인 탈레반군이 최후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남부 지역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총과 로켓으로 무장한 북부동맹 선발대 50-60명은 트럭을 타고 카불로 진입, 비어있는 탈레반 군 병영을 접수하고 탈레반 잔당 체포를 위해 가택 수색에 들어갔다. 선발대는 중심가의 정부 청사도 장악한 것으로 이타르 타스통신은 전했다. 북부동맹은 카불로 들어간 병력이 탈레반 잔당 소탕과 혼란의 틈을 탄 약탈행위를 막기위한 치안 병력이라고 밝히고 동맹 주력군은 카불 외곽에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북부동맹 안와리 장군의 대변인은 동맹측이 카불 시내에 대한 임시치안 계획을마련, 상황이 진정될 때 까지 이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조만간 동맹이 총 사면령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스 카노니 북부동맹 내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카불 시내 치안 업무를 위해 1천여명의 경찰을 카불로 들어보낼 준비를 하고있다고 밝혔다. 간헐적인 총격외에는 큰 저항 없이 카불로 들어간 선발 병력은 일부 주민들의 환영속에 주요 건물을 접수한 뒤 일부 병력들은 시 중심 상업지역을 경비중인 것으로 목격됐다. 그러나 현장의 취재진들은 일부에서 약탈행위가 발생,주민들이 비어있는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선풍기, 냉방기, 담요 등을 들고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북부동맹은 12일 카불에서 6km 지점까지 압박했으나 카불 전면 입성을 자제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주력군의 카불 진격 대신 치안유지용 선발 병력을 진입시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부동맹측에 다양한 민족을 기반으로 한 정부 구성이 윤곽을 드러내기전에 카불 입성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은 북부동맹 선발대 진입에 대해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단 하나의 세력이 카불을 점령하는데 반대하며 카불은 비무장화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리를 이룬 카불 일부 주민들은 북부 동맹 선발대가 카불 북쪽 거리를 통해 들어오자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소리를 치며 환영했다. 탈레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듯 주민들은 터번 대신 간편한 모자를 쓰고 다니거나 자전거로 시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주민들은 그러나 탈레반 병력의 소재에 관해 서로 물어보는가 하면 탈레반의 병영을 살펴보는 등 아직 신중한 모습이었다. 또 일부 주민들은 반군의 입성으로 6년전 무자헤딘의 카불 입성이후 처럼 극도의 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이에 앞서 탈레반군은 이날 새벽부터 수도를 포기, 남쪽으로 퇴각하는 모습이목격됐다.탈레반 병력들은 카불 남쪽 40km 지점의 마이단 샤흐르로 향하는 것으로알려졌다. 탈레반군은 카불에서 퇴각하면서 2명의 미국인을 포함 8명의 외국 구호단체요원들을 데리고 간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다. 분석가들은 탈레반이 북부 지역처럼 카불에서도 전투를 피하고 철수키로 방침을 정했으며 병력을 남하시켜 마지막 남은 전략 거점인 남부 칸다하르 일대에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남부 지역은 동굴이 많고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 조직 알 카에다 세력이 은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주민은 탈레반 세력과 같은 민족인 파슈툰족이다. 한편 미군기 1대가 이날 카불 시내에 폭탄 2발을 떨어뜨려 위성방송채널인 알자지라 방송 카불 지사를 파괴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앞서 빈 라덴과 그 측근의 녹화 테이프를 방영한 바 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kjh@yna.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