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남부서 첫 반 탈레반 무장봉기..WP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본거지인 아프간남부지역에서 파슈툰족의 한 지도자가 미국 공습 개시 후 처음으로 반 탈레반 무장봉기를 일으켰다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지도자 가족의 말과 언론 보도를 인용, 파슈툰족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인 하미드 카르자이가 지난 1일 무장봉기를 일으켰으며 현재 탈레반의 공격을 물리치고 남부 우루즈간주(州)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워싱턴에 살고 있는 카르자이의 동생 카윰 카르자이는 형이 망명 중인 모하메드 자이르 샤 전 국왕과 친밀한 관계이며 지난달 탈레반을 대체할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국민회의 소집을 위해 지난달 8일 아프간으로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번 무장봉기는 초기단계로 보이지만 미국으로서는 매우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미국은 탈레반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아프간 남부의 파슈툰족 내에서 탈레반에 대한반란이 일어나기를 고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타지크족과 우즈베크족, 하자라족 등 북부 소수민족이 중심이 된 북부동맹이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 맞춰 남부에서도 파슈툰족의 반란을 유도하기 위해 힘써왔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남부에서 반란이 없으면 미국 주도의 대(對) 테러전쟁이 지나치게 북부동맹에 얽매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탈레반에 대한 파슈툰족의 지지가 더욱 강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카르자이는 1일 영국 BBC 방송에서 자신의 군대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았으나 물리쳤고 탈레반 병사 12명을 생포했다고 말했으며 파슈툰족 지도자인 마할렘 압둘 가데르는 카르자이 군대가 지지자, 지역주민들과 함께 무장투쟁을 위해 산악지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도 "탈레반과 카르자이 군대가 전투를 벌였다"며 "현재 탈레반이 카르자이를 뒤쫓고 있고 그의 부하 일부가 사살되거나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르자이의 동생 카윰은 1일 아침 형과 통화했다며 형은 안전하고 잘 보호받고 있다면서 파슈툰족 군대가 형을 지지하고 있으며 그들은 충분한 양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에프 대사는 아프간이슬람통신과 인터뷰에서 전투 당시 미군 헬리콥터 4대가 카르자이를 돕기 위해 출동했다고 주장했으나 미 정부 관리는 그런 전투가 있었는지,미군 헬리콥터가 출동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탈레반의 본거지인 아프간 남부에서는 지금까지 탈레반에 대한 저항은 물론 지방 지도자의 이탈도 없었으며 지난 주에는 반군 지도자인 압둘 하크 장군이 반 탈레반 세력 규합을 위해 이 지역에 잠입했다가 처형되기도 했다. 하미드 카르자이는 1990년대 초 무자헤딘 정부 당시 외무차관을 지낸 인물로 지난 99년 아버지 압둘 아하드 카르자이가 파키스탄 퀘타에서 암살당한 후 포팔자이족의 지도자로 선출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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