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마케팅' 美시장 공략 큰도움 .. '삼성월드챔피언십'

삼성은 지난 95년부터 올해까지 7년 동안 미국 LPGA투어의 주요 대회인 '삼성월드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처음 3년간은 한국에서 대회를 열다가 98년부터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개최하고 있다. 삼성은 미 LPGA와 2003년까지 대회 개최 계약을 맺었는데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 가운데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정기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년 전 LG가 미 시니어투어 'LG챔피언십'을 2년간 열었고 현대는 정규시즌 종료 후 이벤트성 경기인 '현대 팀매치 대회'를 열고 있지만 그 규모나 목적면에서 삼성에 견줄 바가 아니다. 올해 제일제당이 미 LPGA투어인 CJ나인브릿지클래식을 창설했으나 그 지속성 여부는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하다. 삼성이 거액을 들여 매년 세계적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투입된 비용 이상의 유·무형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골프대회를 통해 'SAMSUNG' 이미지를 미국 및 세계에 알리는 스포츠 마케팅 차원인 것이다. 지난 98년부터 대회장소를 미국으로 옮긴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ABC CBS 등 미국 공중파방송의 생중계는 홍보효과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이 대회를 미국 내 고객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활용한다. 삼성은 지난해 상담에 어려움을 겪었던 IBM거래선을 프로암대회에 초청,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효과를 보았다. 삼성은 올해도 프로암대회를 포함,2박3일의 거래기업 초청행사를 가졌는데 테러 사건으로 비행기 여행을 꺼리는 상황에서도 주요 기업의 CEO들이 대거 참가했다. US스프린트사의 빌 에즐리 회장 내외가 전용기로 왔고,센서리 사이언스사의 로저 해킷 회장,베스트 바이사의 슐츠 회장,퀄컴사의 돈 슈렉 사장 등 60명의 VIP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또한 골프대회는 개최지역에 삼성의 이미지를 친화적으로 심을 수 있다. 삼성은 98년 플로리다주 더 빌리지,99년 미네소타주 메이플 그로브,지난해에는 이곳 발레호에서 각각 대회를 열었다. 삼성은 이번에도 인근 샌프란시스코나 오클랜드 도심지 곳곳에 광고판을 세우는 등 지역주민들에게 대회를 알리는 데 총력을 다했다. 발레호시는 2일부터 7일까지를 '삼성월드챔피언십 주간'으로 선포하고 삼성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대회를 진행하는 제일기획 관계자는 "대회 개최의 효과를 계량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7년 동안 이 대회를 열면서 얻은 효과는 수치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말했다. 발레호(미 캘리포니아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