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對美 항전 준비 완료"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아프간 집권 탈레반은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소식통들이 21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의 파키스탄 접경도시 잘랄라바드의 하피스 무하마드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회견에서 탈레반은 미국이 공격해올 경우 영토와 시민들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무하마드 시장은 "이미 도시 방어에 필요한 모든 무기와 대공포, 탱크 등을 배했으며 전쟁에 필요한 식량과 연료, 의약품의 준비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시 곳곳에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산악지대 등 요충지에 거점을 설치,미군이 진입했을 경우의 지상전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내 아프간 접경도시 페샤와르의 소식통들도 대다수 아프간 주민들이 이미 미국의 공격을 피해 도시를 빠져나간 가운데 집권 탈레반 무장세력들은 별다른동요없이 항전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의 항전 준비는 특히 미국의 집중 공격이 예상되는 칸다하르와 카불, 잘랄라바드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카불을 빠져나온 한 아프간 난민은 "탈레반이 곧 벌어질 일에 대해 극도로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카불로부터 파키스탄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병력이 이동하는 광경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난민은 "그러나 그들에게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고 오히려 대부분 이번 사태를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며 "그들은 대규모 전쟁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테러 참사의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도시 자랄라바드를 탈출해 페샤와르에 도착한 압둘 라자크씨는 "시내에 탈레반병력이 즐비하며 대공포와 탱크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지하드(聖戰)에 대비해 젊은이들을 징발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말했다.


한편 카불과 칸다하르, 자랄라바드 등 아프간 주요 도시 주민들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시골지역이나 인접국으로 피난 길에 올라 대부분의 도시가 비어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샤와르=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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