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반미감정 고조...울라마회의, 지하드 촉구

이슬라마바드 등지에서 반미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파키스탄 최고 종교기구인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회의는 19일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프간을 공격할 경우 지하드(聖戰)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울라마는 이슬람 율법해석(파트와)이 담긴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 울라마회의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아프간을 공격할 경우 지하드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면서 "미국의 공격은 테러행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울라마는 이어 "이슬람 국가와 이슬람인들을 보호하는 것은 전세계 이슬람신도의 의무이며 파키스탄 국민들과 울라마는 미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간의 이익과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라마는 이어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세계 테러리즘에 맞서 '십자군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이슬람 사회의 감정을 격앙시키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난하고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을 지원하기 앞서 국민감정을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울라나 나시루딘 울라마 부의장은 무샤라프 대통령의 미국 지원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반미회의를 21일 파키스탄 전역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파키스탄 무샤라프 대통령은 국내 이슬람 신도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미국의 보복군사 공격시 파키스탄정부의 협력 개요를 담은 대국민 연설을 한국시간으로 19일 자정 발표할 것이라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주재 웬디 챔벌린 미국 대사는 이날 파키스탄 개발장관과 회담을 마친뒤 기자들에게 파키스탄이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을 지원하는 만큼 경제적인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챔벌린 대사는 "파키스탄 정부가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며 "파키스탄의 반응정도에 따라 우리도 파키스탄에 반응하기 위한 여러 수단들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는 약 3천명의 주민들이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카라치등지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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