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업계 다시 '明洞시대' .. 주변 소상인 등 대상 소액대출 先占 노려

상호신용금고들이 한국금융산업의 메카인 명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한때 벤처붐을 타고 강남으로만 몰렸던 신용금고들이 다시 명동과 그 인근에 지점을 개설하거나 아예 본점을 명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 골드금고 한신금고 등이 그 선봉에 서고 있다. 이에 따라 해동금고와 오렌지금고가 영업정지되면서 크게 위축됐던 명동내에서의 신용금고 위상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돌아오는 금고들 =신용금고 명동 재입성의 첫 테이프는 골드금고가 끊었다. 지난달 명동지점을 개설한 골드금고는 인근 상가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펴는 중이다. 그 뒤를 이어 한신금고도 내달 중순 강남에 있는 본점을 명동의 옛 코미트금고 본점자리(중국대사관 근처)로 옮길 예정이다. 코미트금고는 지난 3일 역시 명동인근인 을지로 입구 옛 보람은행 본점자리로 이전했다. 코미트금고는 본점 이전과 함께 "리스트럭처링 론"(대출한도 80억원, 대출이자 연 12% 내외)이란 신상품을 출시, 기업의 사무구조개선 및 인수합병(M&A) 분사 등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금융산업의 중심지인 명동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금융창고 역할을 하겠다"는게 유한수 코미트금고 회장의 설명이다. 지난달 지점개설 인가를 받은 제이원금고도 내달 중순 남대문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문을 연 한솔금고 남대문지점도 지난 8월말 현재 5백억원의 대출실적과 1천억원의 수신고를 올릴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한솔금고의 정진상 팀장은 "24시간 금융서비스, 조기영업.야간영업과 같은 지역 특성에 맞는 영업전략 덕분에 명동 및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주요 거래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프라임금고도 모기업인 프라임산업이 지은 명동 아바타빌딩 안에 점포를 확보해 놓고 출장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왜 다시 명동인가 =신용금고들이 이처럼 다시 명동일대로 몰리고 있는 것은 현금유동량이 큰 남대문시장이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데다 최근 급신장하는 소액신용대출 시장을 확보하는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한신금고의 김백철 팀장은 "현금과 금융시장 정보가 가장 빠르게 돌아다니는 곳은 역시 명동지역이라고 판단해 본점을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이원 금고 관계자는 "남대문 지점을 시장 상인과 명동 사채업자등을 주고객으로 하는 대형 점포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벤처산업 침체도 "명동회귀" 경향에 한몫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고연합회 이기헌 부장은 "지난해까지는 테헤란로 일대 벤처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신용금고들이 앞다퉈 강남권으로 진출했었다"며 "하지만 올들어 벤처산업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신용금고들은 강남권보다는 전통적인 금융중심지인 명동쪽으로 점포를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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