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익 낼 상품이면 '국적불문 OK'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면 국적을 불문하고 적극 도입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으로 내년부터는 국내 금융시장에 외국 상품들이 봇물 터지 듯 밀려들 전망이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지난 7월 `제휴상품팀'을 신설해 해외 뮤추얼펀드, 국내 금융기관이 개발한 수익증권이나 뮤추얼 펀드 등의 대행 판매와 방카슈랑스 본격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두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3일 슈로드인터내셔널셀렉션펀드 4종과템풀턴인베스트먼트 펀드 2종을 시판하는 것으로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인 외국상품판매활동을 개시했다. 신한은행은 이어 오는 11월에도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 등 유수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상품을 도입해 국내에서 대행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해 5월 템풀턴골드주식형 펀드, 지난 7월 삼성투신운용의 투신상품 3종을 판매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미국 투신사인 피델리티의 투신상품 2∼3종을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격인 주택은행도 그동안에는 삼성.제일.교보.동원 등 국내 투신운용사의 상품만을 대행 판매해 왔으나 이달초부터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ING에서 개발한 `베스트클릭 혼합투자신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앞으로도 ING 상품을 비롯한 국내.외 투신상품을 `백화점식'으로 도입해 고객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시장 리드상품을 다양하게 도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밖에 BNP파리바와 전략적 제휴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신한은행도 BNP파리바와의 합작법인이나 계열사를 통한 상품 교차판매를 주요 전략으로 밝히고 있으며하나은행도 국.내외 수익증권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은행은 외부 금융기관에서 개발된 상품을 대행 판매할 경우 국내 상품은판매사와 운용사가 `7대3', 외국 상품은 `8대2'가량의 비율로 수수료 수익을 각각올리고 있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외부에서 개발된 상품을 대행 판매할 경우는 수수료 수익과함께 자체 개발 상품과 달리 원본보장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며 "국내 은행권에 이같은 대행 판매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행 판매가 확산되면 은행들 마다 고객들에게 시기적으로 적절하고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알짜' 상품 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벌이게 될 것"이라고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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